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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한화그룹 중 가장 많은 변화가 나타난 곳이다. 수차례의 분할과 인수합병(M&A)으로 몸집도 커졌다. 그동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서 김동관 부회장으로 승계 및 세대교체도 이뤄졌다. 처음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된 박지철 전무는 회사의 성장을 위한 투자 및 자금조달 전략을 수립해야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15년 6월 한화그룹이 삼성테크윈을 인수하며 한화테크윈으로 시작했다. 인수 이후 현재까지 김영한, 박경원, 전연보, 박지철 등 총 4명의 CFO가 재직했다.
역사를 살펴보면 한화테크윈은 2016년 두산그룹 방산 부문인 한화디펜스(당시 두산DTS)를 인수한 데 이어 2017년 한화지상방산, 한화파워시스템, 한화정밀기계 등 3개사로 물적분할해 신설법인을 세웠다.
2018년에는 시큐리티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한화테크윈을 세웠고 존속법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2019년 한화지상방산은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하며 사명을 한화디펜스로 바꿨다. 2022년 7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00% 자회사인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하고 2023년 ㈜한화 방산 부문을 추가로 사들이며 방산 통합을 완료했다.
초기에 한화테크윈은 한화 L&C(현 현대L&C) 재무실 인사들이 맡아 살림을 꾸렸다. 김승연 회장은 당시 한화L&C 대표이사를 맡았다. 초대 CFO인 김영한 재무실장(전무)은 2008년 한화L&C CFO를 지냈다. 2014년 한화L&C가 한화첨단소재로 사명을 바꾼 뒤에도 CFO를 맡다가 한화테크윈 출범 이후 이동했다.
김영한 전 CFO는 2019년 말까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CFO로 일하다 한화건설로 건너가 2021년 말 임기를 마쳤다. 사실상 한화테크윈 인수 이후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출범까지 분할합병이 김 전 CFO의 손을 거쳐간 셈이다.
바통을 이어받은 박경원 전 CFO도 한화L&C 출신이다. 약력을 보면 김 전 CFO와 상당히 밀접한 관계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는 한화L&C 재무담당 임원(상무보), 한화첨단소재 재경부문장을 거쳐 한화디펜스 CFO가 됐다. 이후 2020년부터 2021년 말까지 김 전 CFO의 뒤를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CFO를 맡았다. 상당 기간의 약력이 김 전 CFO와 겹치며 뒤따르는 모습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김동관 부회장의 경영승계 작업 중 마지막 단추였다. 김 부회장은 2021년 3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내이사로 올라서 경영 전반을 담당했다. 당시 이미 김 부회장은 ㈜한화 전략 부문 대표이사, 한화솔루션 전략 부문 대표이사를 동시에 맡고 있었다. 이후 2022년 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 부문 대표이사에 올라섰으며 재무실을 전략 부문 산하에 배치했다.
이 기간 한화케미칼(현 한화솔루션) 출신인 전연보 전 CFO가 재무실을 맡았다. 과거 김승연 회장의 인사에서 김 부회장의 인사로 세대교체가 이뤄진 시기다. 전 전 CFO는 김 부회장을 도와 한화디펜스 흡수합병, ㈜한화 방산 부문 인수 등 방산 통합 작업을 마무리했다.
그는 2013년 6월 한화케미칼 상무부로 올라선 뒤 ㈜한화 재경본부 재무관리실장(상무), 한화솔루션 재경부문장, 한화에어로스페이스 CFO를 거쳐 2023년 3분기 한화시스템 CFO로 이동했다. 한화솔루션, ㈜한화에 이어 방산 분야까지 김 부회장이 담당한 핵심 사업의 요직을 거친 인물이다.
전 CFO의 또 다른 굵직한 공로로는 한화그룹의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손꼽힌다. 한화오션 인수 과정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컨버전스 △한화에너지싱가포르 등이 참여했다.
2023년 3분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CFO에는 박지철 전무가 선임됐다. 박 CFO는 한화그룹의 2인자로 불리는 금춘수 수석부회장과도 연이 있다. 금 수석부회장은 2018년 7월 한화솔루션에서 ㈜한화로 건너가 지원 부문을 신설했다. 지원 부문은 그룹 컨트롤타워 격이라고 알려졌다. 박 CFO는 금 수석부회장과 한화솔루션에서 ㈜한화 지원 부문으로 이동했으며 2023년 3분기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CFO가 됐다.
그는 CFO 경험이 전무하다. 1970년생으로 그룹 전반의 CFO 중 상대적으로 젊은 인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떠오르고 방산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만큼 박 CFO의 역할은 막중하다.
그 중 재무건전성 회복이 꼽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신규 사업 투자를 위한 차입금 증가의 영향으로 최근 몇 년간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 2019년 205%였던 부채비율은 2023년 317.2%까지 올랐으며 올해 1분기 343.3%를 기록했다. 유동비율은 2019년 137.1%에서 2023년 76.1%, 올해 1분기 82%였다. 통상 부채비율 200% 이하, 유동비율 100% 이상이면 재무가 건전하다고 평가된다. 순차입금비율도 지난해 말 44%에서 올 1분기 59%로 15%p 증가했다. 순차입금은 차입금에서 회사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금액이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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