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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가운데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한화솔루션으로 돌아온 윤안식 재무실장(CFO)은 과거 한화케미칼에서 현재의 한화솔루션을 만들어낸 주역이다. 사실상 같은 회사의 두 번째 CFO로서 위기에 빠진 한화솔루션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화솔루션은 1965년 설립된 한국화성공업이 전신이다. 1994년 한화종합화학, 1999년 한화석유화학을 거쳐 2010년 한화케미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독일 큐셀, KPX화인케미칼, 삼성종합화학 등을 인수했다. 2020년에는 자회사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와 합병해 한화솔루션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한화는 공식적으로 CFO 명칭을 쓰지 않는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재경본부장이 재무 관련 팀을 이끌어왔다. 2020년 한화케미칼이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합병하면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전략부문장으로 올라섰다. 이때부터 전략부문 산하에 재무실을 뒀으며 재경본부장의 명칭이 재무실장으로 바뀌었다.
윤 CFO는 지난해 말부터 한화솔루션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다. 1964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2009년 한화석유화학 상무보로 승진했으며 2010년 한화케미칼로 사명이 변경된 뒤 자금운영 담당을 맡았다. 2012년부터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재경담당으로 이동했으며 2016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재무실장으로 승진했다.
윤 CFO는 2017년 11월 전무 승진과 함께 한화케미칼로 다시돌아오면서 2019년 말까지 회사의 CFO를 맡게됐다. 당시 윤 CFO는 자회사의 분할과 합병을 진행하며 현재 한화솔루션의 토대를 마련햇다.
과거 한화의 태양광사업은 한화큐셀코리아와 한화큐셀로 나뉘어있었다. 한화케미칼이 자회사 한화솔라홀딩스와 한화큐셀코리아 보유했으며, 한화솔라홀딩스가 산하에 해외 자회사 한화큐셀을 보유하고 있는 구조였다.
2018년 8월 한화케미칼은 자회사 한화솔라홀딩스와 해외 손자회사 한화큐셀을 합병했다. 한화솔라홀딩스는 한화큐셀을 흡수합병한 뒤 한화큐셀로 명칭을 바꿨다. 한화케미칼은 한화큐셀의 나스닥 상장 유지 필요성이 감소했고 태양광사업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합병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같은해 9월 한화첨단소재가 한화큐셀코리아를 흡수 합병하면서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출범했다. 이후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는 태양광사업을 인적분할했고 한화케미칼이 이를 흡수합병하면서 현재의 한화솔루션이 만들어지게됐다. 태양광사업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자회사를 떼내고 붙이는 등 구조개편을 총괄한 인물이 윤 CFO다. 한화솔루션의 출범 이후 윤 CFO는 한화시스템의 CFO로 이동했다.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상징하는 핵심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한화솔루션의 최근 실적과 재무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3조2887억원, 영업이익 923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1.2%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34.6%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2조3929억원, 영업손실 216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8% 감소했으며 적자전환했다.
영업손실은 태양광사업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부진 영향이 컸다. 1분기에만 187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주요 시장에서 공급 과잉으로 태양광 모듈 판매가 감소했고 판매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떨여졌다. 또 1분기에는 태양광사업의 핵심인 설계·시공·조달(EPC) 프로젝트의 매각 없이 비용만 지출된 것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한화솔루션은 실적악화 속에서도 올해까지 미국 조지아주에 3조2000억원을 투자해 대규모 태양광 설비 ‘솔라 허브’를 구축할 계획이다. 실제로 한화솔루션의 2023년 설비투자(CAPEX) 금액은 2조4230억원으로 전년(2022년) 대비 157.2% 증가했다.
투자 기간동안 재무구조도 크게 악화됐다. 2022년 129%였던 부채비율은 2023년 162%까지 올랐으며 올해 1분기 202%를 기록했다. 순차입금비율도 2022년 46%, 2023년 82%에 이어 1분기 104%까지 높아졌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은 200% 이하, 순차입금비율은 20% 이하를 적정 수준으로 평가한다.
윤 CFO는 과거 한화솔루션의 태양광사업 지배구조 개편을 진두지휘했던 만큼 업무 이해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 CFO가 한화솔루션으로 이동한 것도 위기 속 태양광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구원투수의 성격이 강해보인다.
한화솔루션은 당분간 신규 투자는 보류하고 올해 마무리되는 미국 태양광사업 솔라 허브에 집중하겠단 계획이다. 투자가 마무리되면 발생하는 영업현금흐름으로 차입금을 상환하고 재무구조를 계선하겠단 계획이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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