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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한온시스템 인수] 고심 9년만, 2.8조 들었다...재무 충격 없나?

Numbers_ 2024. 5. 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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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한온시스템 인수] 고심 9년만, 2.8조 들었다...재무 충격 없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가 세계 2위 차량 열관리(공조)업체 한온시스템을 인수한다. 2014년 일부 지분에 투자해 인연을 맺은 지 9년만에 품에 안았다. 전기차 신차용 부품(OE)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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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가 세계 2위 차량 열관리(공조)업체 한온시스템을 인수한다. 2014년 일부 지분에 투자해 인연을 맺은 지 9년만에 품에 안았다. 전기차 신차용 부품(OE) 시장을 겨냥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연구개발(R&D) 협업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1조733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투자금은 보유 현금을 활용하고 부족한 부분은 외부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3일 한온시스템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사모투자펀드(PEF)운용사 한앤컴퍼니와 체결했다. 우선 한앤코오토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한온시스템 주식 2억6956만9000주(지분율 50.5%) 가운데 절반인 1억3345만주(지분율 25%)를 1조3679억원에 매입한다. 주당 1만250원으로 10거래일 평균 주가에 90% 이상 프리미엄을 붙인 가격이다.

이후 한온시스템이 진행하는 3651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추가로 신주 6514만4960주를 인수한다. 이를 통해 지분을 50.5%까지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주 발행가액은 기준주가를 그대로 반영해 5605원으로 정했다. 신주물량은 전량 1년간 보호예수를 걸었다. 한온시스템은 2000억원은 채무상환에 쓰고 나머지 1651억원은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한국타이어는 그동안 한온시스템 지분 19.49%를 보유하고 있었다. 앞서 국내 사모투자펀드(PEF)운용사인 한앤컴퍼니가 과거 한온시스템 경영권을 인수할 당시 1조800억원을 공동 투자했기 때문이다. 이번 인수 금액까지 더하면 총 2조8000억원 이상을 투입하는 셈이다.

인수 자금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우선 활용할 계획이다. 한국타이어가 보유하고 있는 지난해 말 연결기준 현금 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2조6618억원인 만큼 넉넉한 상황이다. 다만 현금을 모두 투입하지는 않고 회사채 발행 등 외부 조달도 활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해 안에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의 글로벌 자산 총액은 약 16조원인데 인수 이후에는 1.6배에 달하는 26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자산기준으로 재계 순위도 40위권에서 30대그룹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타이어의 인수 결정은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행보로 해석된다. 특히 전기차 OE 시장에서 시너지를 창출하고 R&D 협업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OE는 신차에 장착하는 부품 사업을 의미한다. 한온시스템은 차량용 열관리 시스템(공조) 전문업체로 기존 내연기관차는 물론 전기차에서도 독보적 기술과 영향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2014년 한온시스템 지분 투자 이후 직원을 파견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오랜 기간 회사를 지켜보며 기술 등 경쟁력을 눈여겨봤다. 세계 2위 차량 열관리 기업으로 전동 컴프레서, 냉매∙냉각수 통합 모듈 등 기술 역량을 갖추고 있다. 전기차 부품 시장은 모듈화 방식에 힘이 실리는 만큼 시너지 기대가 높다.

아울러 기술 협력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그동안 각자 전기차 관련 사업을 영위하면서 쌓은 데이터를 공유하며 협력을 강화하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은 “전기차 핵심부품인 타이어와 열관리 기술을 보유함으로써 전기차 시대의 하이테크놀로지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수 이후 재무 안정화는 과제로 남았다. 한온시스템은 그간 공격적으로 전기차 사업에 투자를 진행하면서 재무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수익화를 통한 영업 현금 확보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연결기준 부채비율을 살펴보면 2021년 말 268.5%, 2022년 말 283.9%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말 268.5%로 내렸지만 여전히 위험 수준인 200%를 넘기고 있다.

윤필호 기자 noth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