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모트롤' 재인수 준비중인 두산밥캣, 곳간에 실탄 1.8조 확보

Numbers 2024. 5. 2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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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트롤' 재인수 준비중인 두산밥캣, 곳간에 실탄 1.8조 확보

두산밥캣이 우수한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현금성자산을 쌓고 있다. 두산그룹이 3년 전 매각한 두산모트롤 재인수를 포함해 다각도의 인수합병(M&A)을 검토 중인 두산밥캣은 이를 염두에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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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밥캣의 전기 텔레핸들러  /사진=두산밥캣


두산밥캣이 우수한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현금성자산을 쌓고 있다. 두산그룹이 3년 전 매각한 두산모트롤 재인수를 포함해 다각도의 인수합병(M&A)을 검토 중인 두산밥캣은 이를 염두에 두고 실탄을 마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밥캣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3억773만 달러다. 단기금융상품 536만달러까지 포함하면 13억1309만달러로 약 1조8000억원 규모다.

두산밥캣은 북미,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에 종속회사를 둔 외국기업지배지주회사로 주요 재무지표를 달러로 표기한다. 두산밥캣은 이 지역에서 건설·농업·조경용 소형장비 제품, 이동식 전기 및 공압생산장비 제품, 지게차 제품 등을 판매한다.

두산그룹은 지난 2020년 채권단 관리 체제에 들어가면서 그룹 차원의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당시에도 두산밥캣은 우수한 현금창출력을 가졌으나 그룹 차원의 위기 상황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두산그룹이 온전히 경영정상화에 돌입한 해는 2022년이다.

두산밥캣의 최근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 추이를 보면 2022년부터 차곡차곡 곳간을 채워가는 모습이다. 2022년 5억5695만달러였던 현금성자산은 2023년 10억9084만달러로 2배가량 늘었다. 올 1분기 현금성자산은 13억1309만달러로 전년 말 대비 20.4% 증가했다.

이는 두산밥캣의 우수한 현금창출력 덕분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두산그룹 포트폴리오 중 두산밥캣 등 건설기계 부문의 매출 비중이 51%에 달한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그룹 전체의 75%를 차지한다.  EBITDA는 회사의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지난해 잉여현금흐름(FCF)도 큰 폭으로 늘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두산밥캣의 연결기준 FCF는 2021년 1915억원에서 2022년 2819억원으로 증가했으며 2023년에는 8649억원으로 전년 대비 206.8% 불어났다. FCF는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자본적지출(CAPEX)과 배당 등을 제외하고 남은 현금흐름이다. FCF는 신사업 투자와 M&A 등에 사용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현금이 유입되면 일정 부분을 단기금융자산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수천억원대의 단기금융자산으로 이자수익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두산밥캣은 99% 이상을 현금성자산으로 확보하고 있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M&A를 비롯한 다양한 투자를 검토 중”이라며 “현금성자산은 지속적으로 늘었으며 유사시에 대비해 미리 확보해두는 것이 회사의 성향인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밥캣은 최근 모트롤 재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공시한 적이 있다.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 모트롤은 두산그룹이 2021년 구조조정 당시 사모펀드 소시어스PE-웰투시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 매각했던 기업이다.

매각 이후 모트롤은 방산 부문과 민수 부문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과거 모트롤은 방산 부문에서 K-9 자주포 포탑 구동장치를 생산하고 민수 부문에서 굴착기에 활용되는 제품을 개발했다. 방산 부문은 사명을 MNC솔루션로 바꿨고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며, 민수 부문은 모트롤을 유지하고 있다. 두산그룹이 인수를 추진하는 분야는 유압기기를 생산하는 모트롤이다. 

두산밥캣의 모트롤 인수 이후에는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두산밥캣이 건설·산업 현장에서 쓰이는 기계를 생산하고 모트롤이 여기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드는 만큼 효율성이 높아지고 안정적인 제품 수급이 가능해진다. 모트롤 또한 매출처를 확보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