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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날의 자본거래]① 자회사 다날엔터, 두나무 매각 500억 차익…자금은 어디로?

Numbers_ 2024. 5. 2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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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날의 자본거래]① 자회사 다날엔터, 두나무 매각 500억 차익…자금은 어디로?

통합 결제 비즈니스 전문기업 다날과 자회사 다날엔터테인먼트간 자본거래가 주주간 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문제를 제기하는 측은 다날엔터테인먼트가 2022년 진행한 유상감자를 통해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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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진화 기자

 

통합 결제 비즈니스 전문기업 다날과 자회사 다날엔터테인먼트간 자본거래가 주주간 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문제를 제기하는 측은 다날엔터테인먼트가 2022년 진행한 유상감자를 통해 기업가치 대비 큰 폭 웃도는 가격으로 다날에 자금을 지원해 줬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날엔터테인먼트는 2012년 다날의 콘텐츠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된 기업이다. 주요 사업영역은 모바일콘텐츠와 음원 제작·유통 사업이다. 현재 최대주주는 지분 83.23%를 보유하고 있는 다날이다.

 

가상화폐 열풍 덕 자본잠식 위기 벗어난 다날엔터

 

다날과 다날엔터테인먼트간 자금 거래는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다날엔터테인먼트의 2021년 당기순이익은 274억원으로 전년 13억원에서 약 19배 급증했다. 2021년 영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210억원으로 2020년 202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17억원 수준이던 기타영업외수익이 2021년 551억원으로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기타영업외수익 구성내역을 보면 2020년 3억원에 불과하던 '공정가치 금융 자산 처분이익'이 2021년 486억원으로 급증했다. 공정가치 금융 자산 처분이익이 대폭 증가한 것은 보유하고 있던 두나무의 지분을 매각한 데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두나무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다. 2021년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불며 두나무는 영업이익 3조2714억원을 거뒀다. 직전 연도인 2020년에 86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3677% 증가했다. 이에 두나무 주식은 비상장 플랫폼에서 50만원선에서 거래되기도 했으며 추정 시가총액은 20조원 수준으로 올랐다.

다날엔터테인먼트는 2012년 '케이큐브1호벤처투자조합'을 통해 두나무에 초기 투자한 바 있다. 케이큐브1호벤처투자조합은 수익률 100배를 기록하며 현재 카카오벤처스가 조성한 가장 성공한 펀드로 알려져 있다. 다날엔터테인먼트가 케이큐브1호벤처투자조합을 통해 두나무에 투자할 때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7억원 수준이었다. 

2020년 두나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케이큐브1호벤쳐투자조합은 두나무의 지분 11.70%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중 다날엔터테인먼트는 케이큐브1호벤쳐투자조합의 지분 4.33%를 보유했다. 2021년에 해당 펀드를 청산함에 따라 다날엔터테인먼트는 약 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펀드 총규모가 115억6000만원인점을 감안하면 다날엔터테인먼트는 5억원 미만의 자금으로 수백배의 차익을 거둔 것이다.

다날엔터테인먼트는 두나무 지분 매각을 통해 결손금 처리는 물론 자본잠식 위기에서 벗어났다. 2020년 마이너스(-) 131억원이었던 결손금(이익잉여금)은 2021년 143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같은 기간 55억원이었던 자본총계는 337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날 재무상태 및 지분구조 변동 / 그래픽=박진화 기자


갑작스런 다날 지분 대상 유상감자…적정가 논란

 

여기까지 보면 다날엔터테인먼트의 두나무 투자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펀드 청산 직후인 2022년 4월 다날엔터테인먼트는 최대주주인 다날을 대상으로 유상감자를 단행한다. 이후 논란이 일었다. 유상감자란 기업이 발행주식을 소각하기 위해 유상으로 재취득하는 것을 말한다.

요지는 유상감자의 가격이 다날엔터테인먼트의 적정 기업 가치와 달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다날 관계자는 "다날엔터테인먼트는 경영상의 결정에 따른 유상증자나 유상감자를 진행할 때 객관적인 주식가치평가 및 외부 로펌의 자문 등을 거쳐 법률에서 정한 바에 따른 절차와 요건을 준수해 진행했다"며 "2022년 4월 진행한 유상감자도 필요한 모든 절차를 적법하게 거쳤으며 이에 대해 법률상 일정기간 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권리자들의 이의도 제기된 바 없어서 적법하게 확정됐다"고 말했다.

시간 순으로 보면 유상감자는 다음과 같이 이루어졌다.

2021년 다날엔터테인먼트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다날엔터테인먼트의 총발행주식은 보통주 656만7378주, 우선주 270만10주로 총 926만7388주다. 이 중 다날이 보통주 552만5000주, 우선주 전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다날이 보유하고 있는 다날엔터테인먼트 주식 수는 총 822만5010주(지분율 88.75%)다.

2022년 2월 다날은 보유하고 있던 다날엔터테인먼트 우선주 270만10주의 전환(보통주) 청구권을 행사한다. 우선주 270만10주는 보통주 324만12주로 전환됐다. 이에 다날이 보유하게 된 다날엔터테인먼트 주식은 보통주 876만5012주다. 전환 청구권 행사로 총발행 주식 수는 980만7390주로 늘어났다.

이후 다날엔터테인먼트는 모든 주주들을 대상으로 주식 일부 유상감자를 진행한다. 여기에 대주주인 다날만 참여했다. 다른 주주들이 왜 참여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이유가 알려지지 않았다. 유상감자 전후 다날엔터테인먼트 주주 현황을 보면 1대주주 다날만 참여한 것으로 확인된다.

2022년 말 기준 다날이 보유하는 다날엔터테인먼트 보통주는 809만12주(88.59%)로 확인된다. 유상감자 전 다날이 보유하고 있는 다날엔터테인먼트 보통주 876만5012주보다 67만5000주가 감소한 것이다. 다른 주주의 주식은 변동이 없었다. 즉 2022년 4월 진행한 유상감자 거래에서 다날엔터테인먼트는 1대주주 다날이 보유하고 있던 보통주 67만5000주만을 매입해 소각한 것이다.

문제는 유상감자 가격이다.

다날엔터테인먼트는 다날이 보유하고 있던 67만5000주에 대한 유상감자 비용으로 총 130억1737만5000원을 사용했다. 67만5000주에 대해 주당 1만9285원에 매입해 소각한 셈이다. 주당 가격(1만9285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다날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는 무려 1891억원(1만9285원x980만7390주)에 달한다.

이 가격이 적정한 가격인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다.

우선 유상감자보다 몇개월 앞서 진행된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2022년 2월) 가격보다도 월등히 높다. 다날엔터테인먼트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과정에서 쌓은 주식발행초과금은 252억8978만8814원으로 나타났다. 주식발행초과금이란 주식 발행 시 발행가액이 액면가액을 초과해 만들어진 차액을 말한다. 1주 가격으로 계산하면 주당 9366원 수준이다.

유상감자보다 약 1년 앞선 2021년 3월 보통주 40만500주의 신주를 발행할 때도 발행가액은 1713원이었다. 

2021년 11월에는 신주 61만5000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계획했다가 철회한 적이 있다. 이 때 가격도 주당 7908원이었다.

어떤 주식 가격이 다날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를 정확하게 말해주는 걸까. 다날엔터테인먼트엔 소액주주들이 있다. 가격의 적정성에 따라 이들 주주 입장에서 투자 기업 지분가치 손실 여부 논란이 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른 주주들에게 유상감자 기회를 줬더라도, 결과적으로 1대주주만이 유상감자 혜택을 봤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다날엔터테인먼트의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28억원이다. 에비타는 M&A와 같은 자본거래에서 기업가치를 판단할 때 자주 애용되는 지표다. 상황에 따라, 업종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에비타를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계산할 때는  멀티플 10배를 적용한다. 다날엔터테인먼트에 이를 적용하면 2022년말 기준 다날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지분 100%)는 280억원에 현금성 자산 109억원을 더한 약 390억원이 도출된다.

앞서 유상감자 가격으로 도출된 다날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1891억원)와는 큰 차이가 있다.

다날의 2022년 회계년도 귀속 사업보고서에도 다날엔터테인먼트 지분에 대한 장부가는 444억원으로 기재돼 있다. 다날엔터테인먼트는 다날이 잡아 둔 장부가보다 약 4배 높은 수준에 지분을 매입해 소각한 꼴이다. 물론 투자한 비상장회사 장부가는 반드시 시가 기준으로 작성해야 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다날의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장부가격이 잘못됐다고 비판할 수는 전혀 없다.

이런 논란은 최근 주주간 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다날과 다날엔터테인먼트의 사내이사가 대부분 비슷한 점을 보면 모회사인 다날, 그리고 다날의 최대주주를 위해 거래가 진행됐는 지 여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유한새 sa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