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vernance/지배구조 분석

[하이브 내홍]⑦어도어 민희진 "엔터 업력 20년인 내가 대표이사 적임자"

Numbers 2024. 6. 3. 03:35

▼기사원문 바로가기

 

[하이브 내홍]⑦어도어 민희진 "엔터 업력 20년인 내가 대표이사 적임자"

그룹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모회사 하이브와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로서 경영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민 대표는 지난 5월31일 오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www.numbers.co.kr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지난 5월31일 서울시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윤상은 기자

 

그룹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모회사 하이브와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로서 경영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민 대표는 지난 5월31일 오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년 동안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일하면서 프로듀싱과 경영은 분리되면 안 된다는 경영 철학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어도어 설립 뒤) 2년 동안 실적을 내는 데 성공했다"며 "이미 우리에게 성장 가속이 붙은 상태에서 경영 효율까지 높인다면 어디까지 갈지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민 대표는 어도어의 빠른 성장세, 프로듀싱이 사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특징을 이유로 이와 같이 주장했다. 어도어는 2021년 11월 설립됐다. 설립 시기부터 대표이사를 맡은 민 대표는 그룹 뉴진스를 프로듀싱했다. 뉴진스가 데뷔 초부터 인기를 얻으며 어도어는 빠르게 성장했다. 어도어의 2023년 매출은 1102억원으로 전년 대비 6배 가까이 늘었다. 

민 대표는 자신이 어도어 대표이사로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특징을 잘 이해하고 위험요인을 관리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그는 "프로듀싱과 경영을 분리하자며 전문경영인에게 맡겨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데, 전문은 그 영역을 이해하고 소화하는 업력이 기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엔터사는 누군가의 열애설, 팬들의 감정적 동요에 따라 주가가 출렁인다"며 "이런 위험요인을 감당하기 위해서 엔터업에 대한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지난 20년 동안 이름을 알린 자신의 경력을 강조한 발언이다. 민 대표는 하이브에 합류하기 전 SM엔터테인먼트에서 소녀시대·샤이니·에프엑스·엑소 등 유명 그룹의 프로듀싱에 기여했다.

민 대표는 프로듀싱과 경영이 맞물려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사례를 소개했다. 최근 뉴진스는 전국에 있는 대학 축제에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수익금은 전액 기부한다. 또 뉴진스는 내년에 월드투어를 계획 중이다.

이에 관해 민 대표는 "대학 축제의 열기는 코첼라 등 세계적인 무대와 흡사하기에 뉴진스에게는 월드투어를 연습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뉴진스는 아직 콘서트를 열 여건이 안되기 때문에 지방으로 (팬들을) 찾아간 것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돈 벌려고 축제만 간다는 오해를 받고 싶지 않아 기부한 것"이라며 "이런 판단은 경영인이 아니면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민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어도어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직을 유지했다. 하이브는 임시 주총에서 민 대표 해임안과 이사진 전원 교체안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임시 주총에 앞서 민 대표는 주주 간 계약을 근거로 하이브를 상대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전날 법원은 이를 인용했다. 이에 따라 하이브는 민 대표 해임안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민 대표 측근인 사내이사 2명은 해임됐다.

윤상은 기자 eu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