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vernance/지배구조 분석

[어바웃 G] 동국홀딩스, '기업형 벤처캐피' 신사업 총대 멘 전략실

Numbers 2024. 6. 8. 02:05

▼기사원문 바로가기

 

[어바웃 G] 동국홀딩스, '기업형 벤처캐피' 신사업 총대 멘 전략실

동국홀딩스가 기업형벤처캐피털(CVC)인 동국인베스트먼트 이사회 구성을 완료했다. 과거 경영이 어려울 때 선두에서 구조조정을 이끈 곽진수 전략실장(전무)을 비롯해 김형동 전략팀장, 권주혁

www.numbers.co.kr

 

지난 5월 임시 주총 종료 이후 장세욱 부회장(왼쪽)과 장세주 회장(오른쪽)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동국홀딩스


동국홀딩스가 기업형벤처캐피털(CVC)인 동국인베스트먼트 이사회 구성을 완료했다. 과거 경영이 어려울 때 선두에서 구조조정을 이끈 곽진수 전략실장(전무)을 비롯해 김형동 전략팀장, 권주혁 재경팀장 등 전략실 일원이 중심이 됐다.   

전략팀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CVC는 동국제강이 지주회사로 전환한 이유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자회사다. 그룹 인수합병(M&A)의 시계를 다시 돌릴 첨병 같은 곳이다. 같은 맥락에서 CVC 이사회에 들어간 전략실 임직원은 동국홀딩스 신사업의 핵심이다.


CVC 멤버, 지주사 전략실 주축 눈길 


동국인베스트먼트 이사회는 사내이사 1명, 기타비상무이사 2명, 감사 1명 등 총 4명으로 구성됐다. 

사내이사는 지난 2월 합류한 신한캐피탈 출신의 배창호 대표가 맡았다. 동국홀딩스가  제조업 분야의 VC 전문가를 찾는 데 고전하는 와중에 배 대표가 손을 잡았다. 보통 대기업 계열 CVC는 그룹 내부 인사가 대표를 맡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2022년 설립한 세아기술투자는 이례적으로 포스코기술투자 출신인 김철호 대표를 선임했다. 동국인베스트먼트가 외부 출신 대표를 선임한 것은 세아기술투자를 벤치마킹한 행보로 해석된다. 

이 밖에 감사, 비상근 임원인 기타비상무이사 자리는 모두 동국홀딩스 전략실 인력들이 꿰찼다. 특정 부서 조직원들을 CVC 경영에 참여시킨 점에 눈에 띈다. 

전략실장인 곽 전무를 비롯해 김 팀장, 권 팀장 등 전략실 산하 전략팀과 재경팀에서 각각 1명을 CVC에 급파했다. 

곽 전무는 2015년과 2016년 동국제강이 자회사, 본사인 페럼타워 건물 등을 매각하며 구조조정을 단행할 때 실무를 맡았던 인물이다. 동국홀딩스 출범 직후에는 미래준비 태스크포스(TF)를 총괄했다. CVC 역시 TF 활동 중 전략팀의 제안으로 만들게 됐다. 전략팀 소속인 김 팀장이 감사를 맡은 데도 CVC의 태생적 배경이 크게 작용했다. 또 재무전문가인 권 팀장이 곽 전무와 함께 기타비상무이사로 등기됐다.

동국인베스트먼트 이사회 구성원을 보면 VC 노하우, 전략·재무 등 CVC 운영에 필요한 역량이 결집돼 있다. 

동국홀딩스 측은 "CVC 법인 설립까지 모든 절차를 전략실이 주도했다"며 전략실 중심으로 이사회가 꾸려진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CVC 앞세워 소부장 분야 소규모 딜 


철강 한우물만 파온 동국제강은 2000년대들어 다른 분야의 진출을 선언한다. 이때부터 M&A의 흑역사가 시작됐다. 인수 검토 도중 무산되거나 도태돼 결국 되파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쌍용건설, DK유아이엘이 대표적이다. 

'두 번의 실패는 없다'고 판단한 장세욱 부회장은 지난해 동국홀딩스를 출범시키면서 철강 본업에 충실한 M&A를 공식화했다. 장 부회장은 지난해 5월 임시 주주총회 당시 기자들과 만나 "철강업과 관련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에 올인하는 게 맞다"며 '우리가 잘하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동국제강그룹의 마지막 M&A는 2005년 인수해 2016년에 매각한 DK유아이엘이며 이후 오랫동안 M&A 냉각기가 이어졌다. 

CVC는 투자심리를 다시 깨우는 몸풀기와 같다. 소규모 VC 투자로 가능성을 검증한 후 빅딜을 추진하는 방향이 유력하다. 압연 롤, 전극봉 등 철강업 관련 소부장 매물이 우선 검토 대상이다. 

CVC의 VC 투자와 동국홀딩스의 M&A가 맞물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키맨은 곽 전무다. 곽 전무는 CVC 등기임원인 동시에 동국홀딩스 사내이사다. 두 회사를 잇는 징검다리인 셈이다.

동국인베스트먼트는 3분기 중 신기술사업금융회사 라이선스 획득을 위한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