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오너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인 가족회사 이룸티엔씨가 사명을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이룸티엔씨는 에코프로 그룹의 지배구조상 정점에 있지만, 별다른 사업활동을 하지 않는 특수관계법인이다. 과거 그룹 내 계열사로부터 산 신주인수권에 대한 대금 납입을 미뤄온 탓에 논란이 일기도 했다.
21일 법원 등에 따르면 이룸티엔씨는 지난 7월 12일 데이지파트너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본점 또한 충청북도 청주시 오창읍에 위치한 에코프로 본사에서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윈드스톤호피스텔빌딩으로 옮겼다.
데이지파트너스는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전 회장과 배우자 김애희씨가 각각 지분 20%씩, 자녀 이승환·이연수씨가 30%씩을 보유한 100% 가족기업이다. 2001년 설립됐으며, 경영정보제공·검색, 인사·급여업무 아웃소싱 등 세무 회계 관련한 컨설팅 업무 등을 주 영업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소개돼있다. 설립 자본금은 7억원이다.
그러나 데이지파트너스가 실제 사업활동을 하고 있는 지는 불분명하다. 자산 규모가 커지면서 외부감사법 적용 대상이 돼 2017년부터 감사보고서를 내고 있는데, 매출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매년 약 5000만원~3억원대의 영업적자를 보는 상황이다.
데이지파트너스의 역할은 그룹 내 지배구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2010년 12월 이 전 회장으로부터 96만2992주 규모의 에코프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취득한 바 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80억원이다. 이후 권리를 행사하면서 신주를 확보, 에코프로의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에코프로그룹이 지주사 전환과 관련해 지배구조 재편작업이 한창이었던 2021년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 보유 중이었던 100만주의 에코프로비엠 신주인수권을 인수했다. 당시 16만9725주의 보통주도 함께 취득했는데, 신주인수권과 보통주의 가치는 4871억원에 달했다.
문제는 해당 4871억원을 '외상 거래'로 치렀다는 점이다. 실제 현금이 오가지 않고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그 금액은 데이지파트너스의 회계장부에 '채무 미지급금'으로 계상됐다. 이후 2021년 12월 신주인수권 100만주를 전량 행사하면서 에코프로비엠의 2대주주로 올라섰으며, 1만9725주는 장내매도해 약 100억원의 차익도 실현했다. 지난해 말 기준 신주인수권에 대한 남은 미지급금은 2124억원이다.
데이지파트너스는 현재 에코프로의 지분 5.37%를 보유하고 있다. 에코프로가 최대주주인 양극재 계열사 에코프로비엠의 지분도 4.56% 보유 중이다. 이동채·이룸티엔씨→에코프로→나머지 계열사로 이어지는 구조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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