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家 의절한 차남 조현문 "상속 재산 전부 사회 환원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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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家 의절한 차남 조현문 "상속 재산 전부 사회 환원할 것"

 

효성그룹 차남 조현문 동륭실업 이사가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최지원 기자

'형제의 난'으로 가족과 의절한 효성그룹 차남 조현문 동륭실업 이사가 부친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으로부터 받게 될 상속 재산 전액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조현문 이사는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저는 형제간 우애를 당부한 선친의 유언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안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공익재단 설립을 통한 사회 환원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조 이사는 "선친께서는 공적 대기업인 효성을 깨끗하고 정직한 일류기업이 되도록 정도경영을 추구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이번 공익재단 설립과 상속 재산 전액 환원은 아버님께서 생전에 강조하셨던 '산업보국(사업으로 국가에 보답한다)' 정신에 공적 사회적으로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저의 작은 효도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돌아가시기 전 뵙지는 못했지만 아버지도 오늘 이 결심을 하늘나라에서 들으시고 기뻐하시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공익재단에 출연하면 상속세가 감면되는 제도가 있는데 그러기 위해선 공동상속인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공익재단 설립에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 등 다른 공동상속인도 이에 협조해주리라 믿는다"고 요청했다. 

조현문 동륭실업 이사가 지난 3월 부친 고(故)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사진=최지원 기자

과거 조 이사는 2014년 형인 조 회장을 횡령·배임 의혹으로 고발했다. 법정 공방은 장기화됐고 효성그룹 압수수색과 함께 조 회장도 실형을 선고받는 등 오너 일가에 상처를 남겼다.

지난 3월 작고한 조 명예회장은 유언장을 통해 "부모형제의 인연은 천륜(天倫)"이라며 "형은 형이고 동생은 동생이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형제간 우애를 지켜달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언장에는 그룹과 연을 끊은 조 이사에게도 "주요 계열사 주식 등 유류분을 웃도는 재산을 물려주라"는 내용도 포함됐는데,조 이사는 이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이날 조 이사는 "효성의 경영권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조 이사의 결심은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 등 공동상속인들에게도 모두 전달됐다. 조 이사는 "제 결심을 형제들에게 전달하고 대답을 기다리고 있지만 한 달이 다 되도록 형제들은 공식적인 답변이 없다"며 "만약 형제들이 제 진심어린 요청을 거절하거나 명확한 답변 없이 시간만 끈다면 저는 제게 주어진 모든 법적 권리를 포함해 제 갈 길을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한편 조 이사는 형제들과의 화해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제가 더 이상 효성그룹의 특수관계인으로 있지 않고 삼형제가 독립 경영을 하는 것이 선친의 유훈이라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저에게 벌어졌던 여러 가지 부당한 일들에 대해 문제 삼지 않고 용서하려 한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로 다투지 말고 평화롭게 각자의 길을 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최지원 기자 fro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