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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기업형슈퍼마켓(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매물로 내놓으면서 노동조합과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는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보장하고 매각 대금은 초대형 식품 전문 매장인 메가푸드마켓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노조는 고용 불안을 호소하며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
MBK와 노조, 갈등 이어져
9일 홈플러스 노조에 따르면 다음달 1000명 참여를 목표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할 매각’을 저지하는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지난 2일 홈플러스 노조는 MBK 본사가 있는 서울 광화문에서 “슈퍼마켓만 분리한다면 홈플러스 경쟁력이 아예 상실될 것”이라며 “MBK가 차입금을 갚기 위해 영업이익을 내도 순손실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장에 있는 노동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고용보장, 노동조합과 회사가 같이 상생할 수 있는 매각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밝혔다.
앞서 MBK는 매각 주관사로 모건스탠리를 선택하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작업에 나섰다. 모건스탠리는 이달 중 국내외 유통기업과 이커머스 플랫폼 등 잠재 후보군에 투자 안내서를 보내고 접촉에 나설 계획이다. 매각 대금을 '메가푸드마켓'에 투자하고 온라인 배송 인프라를 키워 사업 지속가능성을 입증하겠다는 것이다. 2004년 출범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전국 332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대표 SSM 업계 매장이다. 올 1분기 기준 순매출액 2640억원, 영업이익 79억원을 기록했다.
노조는 다른 입장이다. MBK가 그간 사업 경쟁력을 키우는 대신 7조2000억원가량의 인수금융 상환에 집중했던 만큼 이번 매각 또한 투자금 회수용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2021년 영업손실 1335억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선 뒤 이듬해 2602억원, 1994억원으로 3년 연속 적자를 거듭했다. 이 시기 대구점, 부산가야점, 동대전점 등 20여개 홈플러스 점포가 폐점하거나 매각 후 재임차됐다.
노조 측은 홈플러스 분할 매각 소식을 언론을 통해 알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MBK 관계자와 홈플러스 경영진이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는 "이번 매각은 고용안정을 전제로 진행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 영향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작업은 이제 막 시작 단계다. 일부 언론에서 거론되는 인수 후보군은 꽤 있다. 다만 지난달 중국 이커머스 기업 알리익스프레스의 인수설이 나돌았지만 알리는 공식입장을 통해 사실이 아님을 밝힌 바 있다. 동종 SSM업계인 GS리테일과 BGF리테일도 인수 의지가 없고 공식적인 검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여기에 롯데는 2022년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를 통합하면서 구매, 물류 등 중복되는 부서를 축소했고 이마트는 이달 1일 이마트에브리데이와 흡수합병한 통합법인을 출범시켰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지난해 순매출액은 1조203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726억원 수준이다. 유사 업종인 2022년 한국미니스톱(현 롯데씨브이에스711)이 매각됐을 당시 에비타멀티플(EV/EBITDA)이 4.66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몸값은 3381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SSM 업계 점포수 기준 3위인 점을 고려해 프리미엄이 붙는다면 몸값은 더 오를 수 있다..
분할 매각을 강경하게 반대하는 노조와 갈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홈플러스는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전제로 사업 매각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용 승계를 약속했더라도 사모펀드는 이익을 중시하기 때문에 근로자들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기업의 핵심은 인재, 즉 사람에서 시작하는 만큼 노조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유리 기자 yrle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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