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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아닌 '쪼개기' 선택한 엔씨소프트

Numbers 2024. 7. 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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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아닌 '쪼개기' 선택한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회사 분할을 결정했다. 경영 효율화에 중점을 둔 선택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수·합병(M&A) 소식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인수 자금은 충분하지만 경영이 악화된 탓에 고심 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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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사진 제공=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회사 분할을 결정했다. 경영 효율화에 중점을 둔 선택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수·합병(M&A) 소식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인수 자금은 충분하지만 경영이 악화된 탓에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전날(24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품질보증(QA) 서비스 사업부와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신설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신설회사의 명칭은 각각 '주식회사 엔씨큐에이(NC QA COMPANY, 가칭)', '주식회사 엔씨아이디에스(NC IDS COMPANY, 가칭)'다. 분사는 오는 8월14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확정된다. 분할기일은 10월1일이다.

분할 후 엔씨소프트는 상장법인으로 존속하고, 각 신설회사는 비상장법인으로 설립된다. 엔씨큐에이의 자본금은 60억원, 엔씨아이디에스의 자본금은 70억원이다. 

엔씨큐에이의 사업 영역은 △소프트웨어 품질 보증 서비스 및 기타 관련 사업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 △정보 기술 및 컴퓨터 운영 관련 서비스 등이다. 대표이사는 김진섭 엔씨소프트 QA센터장이 맡는다. 엔씨아이디에스의 사업 영역은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컴퓨터 시스템 통합 자문 및 구축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등이다. 이재진 전 웅진 씽크빅 대표를 엔씨아이디에스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분할 이유로 "각 사업부문별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핵심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경영 효율화에도 도움될 것으로 봤다. 현재 엔씨소프트는 비용 절감을 위해 본사 인력의 10%를 줄이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분할도 구조조정 계획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번 분할로 자리를 옮기는 직원은 약 360여명이다. 지난해 말 기준 5023명이었던 엔씨소프트의 임직원 수는 올해 3월말 4947명으로 줄었다. 이번 분할이 완료되면 존속법인인 엔씨소프트의 직원 수는 4600명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엔씨소프트가 몸집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올초 선언한 M&A 시계는 멈춘 상태다. 엔씨소프트 M&A는 올초 공동대표로 선임된 VIG파트너스 대표 출신 박병무 대표가 이끄는 중이다. M&A 전담 태스크포스팀(TFT)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올해 5월 열린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M&A 대상 회사 여러 곳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1~2개 회사에 대해서는 초기 논의까지 진행했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사를 중심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시너지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하고 엔씨소프트 재무에 도움이 될 곳을 찾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에서 여러 매물을 검토했는데 아직 박 대표의 눈높이에 맞는 매물을 찾지 못한 상황"이라며 "특히 인수가격을 두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수 자금은 충분해 보인다. 올해 3월말 기준 엔씨소프트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 2338억원, 단기금융상품 1조11045억원, 매출채권 1338억원, 기타유동수취재권 257억원 등으로 총 유동자산이 2조1409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현금창출력이 예전만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무리한 인수는 오히려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흐름은 10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6.53% 하락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조건에 맞는 회사를 찾고 있어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며 "아직 M&A 관련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한새 sa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