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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떼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과반을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측이 차지하고 있어 송 회장의 주장대로 전문경영인 체제로 도약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송 회장은 8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원하겠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지난 3일 송 회장은 신 회장과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 밎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신 회장은 송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6.5%(444만4187주)를 매수하고,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12.43%를 보유하고 있으며, 모녀와 신 회장의 지분은 총 34.79%다. 송 회장 측과 신 회장이 손을 잡으면서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의 지분 20.94%를 10%p 이상 앞서게 됐다.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신 회장과의 거래로 상속세 문제를 해결했다. 한미약품 오너일가가 미납한 상속세는 2700억원으로 알려졌다. 고(故) 임성기 회장이 별세할 때 송 회장과 세 자녀가 2:1:1:1 비율로 지분을 상속받았기에 송 회장의 잔여 상속세는 약 1000억원, 임 부회장은 5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모녀측과 신 회장의 거래규모가 1644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모녀 측은 이번 거래로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한 셈이다.
송 회장과 신 회장은 한미약품그룹을 해외펀드에 매각해서는 안된다는데 뜻을 같이했고 이를 위해 손을 잡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송 회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한미 지분을 해외 펀드에 매각해 한미의 정체성을 잃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판단과 다음 세대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맡고 대주주들은 이사회를 통해 이를 지원하는 선진화된 지배구조로 가야 한다는 판단을 최근 신 회장께서 내리시고 저희에게 손을 내미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은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장악한 이후 해외 펀드에 매각 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영권 분쟁이 생길 가능성이 있어 해외펀드들이 M&A에 소극적이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송 회장과 신 회장이 손을 잡으면서 한미약품그룹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될 것으로 보인다. 송 회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한미는 신 회장을 중심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새로운 한미그룹으로 재탄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경영을 맡고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는 지분을 소유한 채 이사회에서 신 회장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임종윤 사장 측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고 있어 모녀 측의 주장대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9명의 한미사이언스 이사진 중 임 사장 측이 5명, 모녀 측이 4명이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10명까지 구성할 수 있어 모녀 측은 임시 주주주총회를 열어 균형을 맞추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유한새 기자 sa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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