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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리밸런싱]지배구조 개편 계열사 가치산정, ㈜두산만 이득일까?

Numbers 2024. 7. 1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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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리밸런싱]지배구조 개편 계열사 가치산정, ㈜두산만 이득일까?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계획을 두고 시장에서 득실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두산이 지배력이 강한 두산로보틱스에 힘을 실어주면서 지주사와 두산로보틱스가 수혜를 볼 것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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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분당에 위치한 두산타워 전경 /사진 제공=두산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계획을 두고 시장에서 득실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두산이 지배력이 강한 두산로보틱스에 힘을 실어주면서 지주사와 두산로보틱스가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부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도 두산로보틱스의 지분을 일부 취득하고 본연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등 그룹 차원의 밸류업이 진행됐단 분석도 나온다.

두산그룹은 지난 11일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분 46.06%(4617만6250주)를 보유한 두산밥캣의 투자사업법인을 인적분할해 두산로보틱스에 흡수합병시킨다고 공시했다. 흡수인적분할 이후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 지분을 공개매수해 상장폐지할 예정이다.


외형 확대 두산로보틱스, 배당 확보 ㈜두산 ‘1차 수혜’


시장에선 일차적으로 ㈜두산과 두산로보틱스가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한다. ㈜두산은 두산로보틱스의 지분 68.19%를 보유하고 있는데, 지배구조 재편이 진행되면 지분율이 42.3%로 희석된다. 그러나 두산밥캣이 두산로보틱스 산하로 이동하면서 핵심 캐시카우(현금창출원)에 대한 지배력은 42%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로 인해 ㈜두산이 배당금을 얻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두산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운 회사다. 다만 아직까지 수익성을 확보했다고 보긴 어렵다. 두산로보틱스는 2023년 연결기준 매출 530억원, 영업손실 192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연매출 9조원 수준인 두산밥캣을 흡수합병하면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 두산로보틱스가 수익성을 확보할 때까지 투자재원 확보 부담도 덜 수 있다.

분할합병 이후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 / 사진 제공=두산


체코 원전 발표 전 믿는 구석…공개매수가 2만890원


두산에너빌리티의 공개매수가는 2만890원이다. 이달 11일 두산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계획을 밝힌 뒤 12일 두산에너빌리티의 종가는 2만900원이었다. 이어 15일 2만1600원, 16일 2만1000원으로 마감했다. 공개매수가가 2만890원이기 때문에 이와 비슷하거나 소폭 웃도는 수준에서 시장 참여자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4기 수주전 결과를 앞두고 있다. 체코 신규 원전 건설은 두코바니와 테멜린 지역에 1.2GW(기가와트) 이하의 원전 4기를 짓는 사업이다. 사업비 규모는 최소 30조원대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체코 원전 수주를 대형 호재로 예상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수주에 성공할 경우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 설령 수주에 실패하더라도 공개매수가 2만890원이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주주 입장에서 큰 부담이 없다. 주식매수청구권의 규모 제한은 6000억원이다. 인수분할합병을 추진하는 두산그룹 입장에서는 공개매수가 2만890원 이상에 주가가 형성돼 주주 반대 없이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떼어낸 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주식 보상이 더 이득?


이해가 상충되는 부분은 떼어낸 두산밥캣과 두산에너빌리티의 기업가치 하락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의 순자산 장부가액을 1조4810억원으로 평가했다. 두산밥캣의 지분가치가 2조원을 웃돌지만 7243억원가량의 부채를 넘겨준 영향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신설법인의 분할비율을 0.247403로, 신설법인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비율은 0.1275856로 각각 산정했다. 이에 따라 두산로보틱스와 두산에너빌리티의 분할합병비율은 1:0.0315651로 결정됐다. 가령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가지고 있다면 분할합병 이후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75.3주와 두산로보틱스 주식 3.15주를 얻게 된다.

다만 일부에선 두산밥캣을 떼어낸 가치보다 두산로보틱스의 주식을 얻는 게 이득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밥캣의 가치가 두산에너빌리티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조5100억원 혹은 11.3%”라며 “분할로 인해 두산에너빌리티 기업가치가 11.3% 하락하지만 주식수는 24.7% 하락하므로 주가는 약 17.6%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주식수가 24.7%가 감소하지만 주식 가치가 24.7% 감소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어 “가령 2만900원에 100주를 가진 주주는 분할 후 약 2만4600원에 75.3주를 가지게 되며 두산에너빌리티 주식가치는 209만원에서 185만원으로 11.3% 하락한다”라며 “두산보틱스 3.15주(11일 종가 기준 약 33만원)를 부여받으면 총 자산가치는 219만원으로 약 4.7%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전망도 낙관적이다. 두산로보틱스는 현재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인데 두산밥캣과 합병하면서 두산로보틱스의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두산로보틱스의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주도 일부 수혜를 볼 수 있다.

자료=나이스신용평가

 

계열사 밸류업 기반 마련…아쉬운 두산밥캣 주주


이번 지분 거래로 ㈜두산, 그리고 ㈜두산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오너 일가가 수혜를 볼 것은 이미 예상되는 상황이다. 다만 사업재편에 따라 그룹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등의 기업가치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중간지주사에서 순수 사업회사로 재편되면서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을 해소했다. 또 두산큐벡스, D20 등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했으며 향후 소형모듈원자로(SMR)에 집중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 보인다.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을 품으면서 외형이 커졌고 향후 성장동력의 원동력을 마련할 수 있게됐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두산밥캣에 투자했던 주주들은 아쉬움을 토로한다. 두산밥캣이 역사적으로 가장 저점에 있을 때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했다는 점이 컸다. 두산밥캣의 주당순자산가치(PBR)는 0.79배로 심각하게 저평가돼 있다. 실제로 두산밥캣의 주가만 매수예정가 5만459원보다 낮게 형성돼 있다.

시장에선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이 실제 수익성에 큰 차이가 나는데도 합병비율을 주가로 산정하는 것이 부적절했단 의견도 나온다. 두산밥캣은 주주가 소유하고 있는 주식을 두산로보틱스에 이전하면서 1:0.63의 비율을 산정했다. 기준시가는 두산로보틱스 8만114원, 두산밥캣 5만612원으로 산정됐다. 기준시가는 두 회사 주가의 최근 1개월간 평균 종가, 최근 1주일간 평균 종가, 최근일 종가를 산술평균한 값인 기준시가를 합병가액으로 한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