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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한글과컴퓨터(한컴) 대표가 한컴위드 재정비에 나섰다.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한컴위드의 경영환경을 재정비하면서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과 그의 차남 김모씨로부터 촉발된 사법 리스크(위험요소)를 극복하자는 취지다.
한컴위드는 한컴의 최대주주로 21.52%(이하 1분기 기준)의 지분을 보유했다. 김 대표는 1.57%, 그가 설립한 다토즈의 특수목적법인(SPC) 에이치씨아이에이치(HCIH)가 10.31%를 보유해 사실상 김 대표의 지분율은 11.88%다. 한컴위드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15.77%의 김 회장이다. 그의 아내인 김정실 이사가 3.84%, 김 대표가 9.07%의 지분을 각각 보유했다. 김 회장과 김 대표를 중심으로 한 오너 일가가 지배구조의 정점인 한컴위드와 핵심 계열사 한컴을 지배한 구조다.
김 대표는 각자대표로서 함께 한컴을 이끌고 있는 변성준 대표와 한컴위드의 신규 사내이사에 자원했다. 사내이사로서 한컴위드 경영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면 그룹 전반의 비즈니스 전략을 가다듬을 수 있다. 변 대표는 현 한컴위드의 대표인 송상엽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를 맡는다. 변 대표는 현재 한컴의 각자대표를 맡으며 재무와 경영전반을 살피고 있다. 그룹 부회장이기도 한 그는 그룹 전반적인 재무도 함께 챙기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한컴위드의 각자대표까지 맡게 되면 그룹 전반의 살림살이와 경영에 더욱 깊이 관여할 수 있게 된다.
한컴위드는 블록체인·인증·정보보안 등의 사업을 펼치는 보안 기업이다. 하지만 보안에서 금융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는 계획을 실행 중이다. 최근 한컴밸류인베스트먼트(구 중동파이넨스) 인수를 단행했고 중장기적인 로드맵에 따라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다. 보안 기업이었던 한컴위드를 금융사로 전환하는 것은 그룹 지주사로서의 역할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서다. 핵심 계열사 한컴은 인공지능(AI)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을 진행 중이다. 지주사 한컴위드는 한컴을 중심으로 한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야 하는데 보안 사업만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한컴밸류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하며 금융사로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보안 사업을 버리는 것은 아니다. 보안 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었고 보안은 AI 및 데이터 사업에 있어 필수 요소다.
김 대표와 변 대표가 한컴위드의 사내이사진에 합류하고 변 대표가 한컴위드의 각자대표가 되는 것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확정된다. 한컴그룹은 조속히 이사회 일정을 잡고 이 안건들을 상정할 계획이다.
김 회장과 차남의 사법리스크는 한컴그룹에게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이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1월 파트너사와 미디어를 대상으로 직접 AI 청사진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사법리스크와 한컴은 관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정면돌파 의지를 나타냈다. 이번 김 회장 차남의 구속 소식에도 한컴 직원들은 별다른 동요없이 평소처럼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와 변 대표는 이달 11일 입장문을 통해 "한컴그룹이 추진 중인 계획과 목표들을 차질 없이 진행해 이해관계자분들의 기대에 보답하고 성공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흔들림 없이 경영에 매진할 것"이라며 "현재 불거진 사법이슈와 관련해 이후 어떠한 변동이 있더라도 회사의 본 입장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현준 기자 hj@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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