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원문 바로가기
SK그룹의 에너지 중간지주사 SK이노베이션과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비상장 계열사 SK E&S가 합병을 결정했다. 올해 말 자산규모 100조원이 넘는 초대형 민간 에너지기업이 탄생하는 동시에 SK의 리밸런싱이 본격화됐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간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양사 합병은 사내독립기업(CIC) 형태의 수평결합 방식으로 추진된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기존 사업과 조직, 인력 구성 등은 그대로 유지된다.
양사 합병비율은 '1대 1.1917417'로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각각의 기업 가치를 근거로 산출됐다. 당초 시장에서는 양사 합병 비율을 '1대 2' 수준으로 예측했다. SK이노베이션 소액주주의 반발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합병비율에 따라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이 합병신주를 발행해 SK E&S의 주주인 SK㈜에 4976만9267주를 교부한다. SK이노베이션 신주는 11월20일 상장될 예정으로 합병 후 SK이노베이션 최대주주인 SK㈜의 지분율은 36.22%에서 55.9%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 대주주인 SK㈜는 SK이노베이션 지분 36.22%, SK E&S 지분 90%를 들고 있다. 이번 합병에 따라 합병회사의 지분율은 60%대가 된다.
올 1분기 기준 SK이노베이션의 자산 규모는 86조4000억원, SK E&S는 19조 3200억원으로 집계됐다. 모든 합병절차가 마무리되면 합병회사는 자산 106조원 규모의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합병 전 보다 1조9000억원 늘어난 5조8000억원으로 확대된다. 과거 10년의 세전이익 변동폭을 분석한 결과 합병회사의 세전이익 변동폭은 215%에서 66% 수준으로 축소된다.
에너지 사업이나 전기화 사업 모두에서 자산과 역량을 통합하게 되며 수익성도 한층 강화된다. 예컨대 SK이노베이션의 원유정제, 원유·석유제품 트레이딩, 석유개발사업과 SK E&S의 가스개발, LNG 트레이딩, 복합화력발전의 경우 자원개발 역량이 결합된다. 선박과 터미널 등 인프라를 공동 활용하며 효율화도 높일 수 있다. 양사는 오는 2030년 기준으로 통합 시너지 효과만 EBITDA 2조1000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전체 EBITDA는 2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양사 합병 결정은 SK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리밸런싱 일환으로 해석된다. 나아가 SK이노베이션을 그룹 내 대표 '캐시카우'인 SK E&S와 붙여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온의 자금난을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양사 합병은 에너지 산업을 둘러싼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혁신"이라고 밝혔다.
추형욱 SK E&S 사장은 "이번 합병으로 양사 모두 기존 사업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미래 에너지 핵심 사업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frog@bloter.net
'Corporate Action > 분할·합병' 카테고리의 다른 글
‘RCPS 소멸’ 내건 SK이노·SK E&S 합병, KKR과 ‘재계약’ 가능성 (0) | 2024.07.18 |
---|---|
[두산 리밸런싱]체코 원전 낙점, 두산에너빌리티 밸류업 퍼즐 완성 (0) | 2024.07.18 |
SK는 왜 배터리 회사에 '무역·석유' 사업을 붙였나 (0) | 2024.07.18 |
SK온,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엔텀과 합병 결의 (0) | 2024.07.18 |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결정 (0) | 2024.07.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