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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 상고심을 심리하는 대법원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했다. 노 관장의 부친 노태우 전 대통령이 사돈기업인 SK에 건넸다는 '비자금 300억원'에 대한 사실관계를 다시 판단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항소심 판결 내용을 반박하는 500쪽 분량의 상고이유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이유서에는 주요 쟁점이 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 메모의 진위 여부와 제6공화국 특혜로 SK가 성장했다는 판단에 대한 반박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1991년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최 회장의 부친 최종현 선대회장에게 전달됐고 △이 비자금을 바탕으로 선경그룹이 1992년 태평양증권을 인수했으며 △최 회장이 1994년 대한텔레콤 지분 매입에 활용할 수 있었다는 노 관장 측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였다. 항소심 과정에서 노 관장은 모친 김옥숙 여사가 보관한 '선경 300억' 메모와 약속어음을 증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최 회장 측은 김 여사의 메모에는 신빙성이 없다며 반박하고 있다. 또 약속어음은 주겠다는 약속일뿐 비자금을 받았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아님을 강조했다.
또 최 회장 측은 항소심 재판부가 주식 가치 산정을 잘못 기재해 판결문을 경정(판결문의 오류를 고치는 일)한 것도 쟁점으로 뒀다. 항소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대한텔레콤 지분을 처음 취득한 1994년 주당 8원, 1998년 100원, 2009년 에스케이씨앤씨(C&C·옛 대한텔레콤) 상장 때는 3만5650원으로 산정했다. 하지만 이후 1998년 주당 실제 가치가 1000원이었다며 판결문을 경정했다. 재산분할 근거가 된 주식 가치가 달라진 만큼 판결 결과인 재산분할 금액이 달라져야 한다는 게 최 회장 측 논리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이혼 소송 상고심 변호인을 추가로 선임하는 등 '세기의 재판' 3라운드 채비를 마친 모양새다. 최 회장 측은 홍승면 변호사(사법연수원 18기)와 법무법인 율촌 소속 변호사들을 추가로 선임하며 새롭게 변호인단 진용을 갖췄다. 홍 변호사는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출신으로 한때 대법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노 관장 측은 법무법인 하정 소속의 최재형 전 국민의힘 의원과 강명훈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새로 선임했다. 서울가정법원장을 역임한 최 전 의원은 사법연수원 동기인 조희대 대법원장과 막역한 사이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원장 취임 전인 2021년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최 전 의원에게 정치후원금 100만원을 건네기도 했다. 최 전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노 관장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며 노 관장이 가정을 지키려고 노력했던 사실을 잘 알 수 있었다"며 "그런 노력이 법적으로 정당한 평가를 받도록 돕는 것이 가정의 소중함과 혼인의 순결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 건강한 사회의 기본 질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에 상고이유서가 접수되면서 이혼 소송을 정식으로 담당할 재판부 배당이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 특별3부에 임시 배당됐다.
최지원 기자 fro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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