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마스턴투자운용, 유동성 위기? 현금 '13만원' 회계 해프닝

Numbers 2023. 12. 4. 12:43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마스턴투자운용의 장부상 현금성자산이 약 13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건설 경기 침체로 톱티어 부동산 운용사마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이는 회계 처리 방식으로 인한 해프닝으로 드러났다.

마스턴투자운용이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9월 영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재무상태표상 현금 및 예치금 규모가 12만8000원으로 기재돼 있다.

관련 업계에는 이같은 사살이 공유되면서 불안감이 증폭댔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일반적으로 기업의 유동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치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마스턴투자운용 측은 회계상 현금 잔고가 13만원으로 기록된 것일 뿐 유동성 위기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김대형 마스턴투자운용 대표는 블로터와 통화에서 "100억원 넘는 순이익을 기록하는 회사가 현금 잔고를 13만원만 들고 있을 리 없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지난해 외감법인으로 지정되면서 회계 방식을 변경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이익금 대부분을 수시입출금식 특정금전신탁(MMT)으로 운용하는 데 MMT가 현금성자산으로 분류되지 않다보니 이같은 착시효과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예금 이자 수익률을 이유로 MMT를 통해 회사 운영 자금 대부분을 운용하고 있다.

마스턴투자운용 관계자는 "외감법인 지정 이후 회계 방식을 변경하면서 MMT를 현금성자산으로 분류하면 안 된다는 조언에 따라 올해부터 현금성자산으로 기록하지 않아 잔고가 줄어든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외감법인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재무보고를 해야 한다.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을 따르던 마스턴투자운용이 회계 기준을 변경하면서 현금성자산이 줄어든 것으로 보이게 됐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해말 기준 마스턴투자운용의 현금 및 예치금은 88억원이었다. 3월 현금 및 예치금은 12만8000원으로 감소했다.

김대형 마스턴투자운용 대표 (사진=마스턴투자운용)


MMT는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신탁이지만 신탁의 특성상 외부의 증권사에게 자금을 위탁 운용을 맡기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 자산 내역별로 구분해 회계 처리해야 한다. 마스턴투자운용의 MMT 계좌에서 현금성자산으로 분류되는 12만8000원을 제외하곤 나머지는 발행어음, RP 등 단기금융상품으로 운용하고 있어 현금성자산으로 분류되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리츠(REITs), 부동산펀드(REF),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등을 운용 중인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다. 지난해 기준 누적 운용자산(AUM) 규모는 34조6000억원을 넘겼다.

마스턴투자운용의 최대주주는 김대형 대표로 지분 32.5%를 갖고 있다. 이밖에 ㈜마스턴 8.6%, 마스턴우리사주투자조합 8.3%, 마스턴인베스트먼트홀딩스 6.9%, 우미산업개발, 금성백조주택, NH투자증권 등이 각각 4.8%를 보유 중이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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