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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증권 인수전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우선 협상 대상자와 차순위 협상 대상자와의 사업 시너지 효과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한양증권 최대주주인 학교법인 한양학원은 우협에는 KCGI를, 차순위로는 LF를 선정했다. KCGI와 LF는 자회사로 자산운용사와 부동산신탁사 등을 보유한 상태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양증권의 지난 1분기 순이익 134억원을 사업부문 별로 보면 기업금융(IB) 부문이 76억원, 자기매매 부문이 13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탁영업 부문과 집합투자증권 판매 및 기타 사업부문에서는 각각 7억원, 7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순이익 기여도로 계산하면 자기매매 부문은 100%가 넘고, IB 부문은 56%에 달해 양대 사업 부문이 '쌍끌이'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반기 결산 실적은 오는 14일 반기보고서 제출 때 공개될 예정이다.
한양증권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KCGI는 이 중 자기매매 사업 부문과 IB 부문에 주목하고 있다.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KCGI는 지난해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해 KCGI자산운용을 출범시켰다. 이 외에도 케이글로벌파트너스를 전신으로 한 대체자산 전문 운용사 KCGI대체투자운용도 거느리고 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간 협업 사례는 흔하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함께 시장을 분석해 리서치 결과를 토대로 자산운용사에서 상품을 개발하면 증권사가 판매 창구 역할을 해주는 식이다. 증권사가 상품을 판매하면 다시 자산운용사가 상품을 운용하는 등의 선순환 구조를 이뤄 계열사 간 마케팅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KCGI의 경우 한양증권 인수를 통해 자기매매 사업 부문은 KCGI자산운용과의 시너지를, IB 부문에서는 KCGI대체투자운용과의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 앞서 KCGI는 지난 2일 한양증권 우협으로 선정되자마자 "한양증권의 안정성 및 성장가능성을 바탕으로 KCGI, KCGI자산운용, KCGI대체운용과의 시너지를 예상하고 있다"며 "한양증권은 하얀 도화지와 같은 회사"라고 밝혔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한양증권 지점 수가 4개에 불과하지만 원매자 입장에서는 인력 재배치 등과 관련 오히려 자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KCGI가 언급한 '하얀 도화지'에 관해 해석했다.
한양증권의 IB 부문이 임재택 대표 취임 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점도 시너지가 가능한 부분으로 꼽히고 있다. 임 대표는 1987년 쌍용투자증권 입사 이후 투자은행(IB) 분야에서만 30년 넘게 근무한 전문가다. 신한금융투자(현 신한투자증권) 상무와 아이엠투자증권 대표를 거쳐 메리츠종금증권과 현대증권 고문을 지내다 2018년부터 한양증권 수장으로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IB 부문의 한 축을 담당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인력만 20명 가량을 영입했다. 임 대표 취임 이후 부동산·투자금융본부를 신설한 이래 외부인재 영입 규모가 확대된 모습이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증권 업계는 PF 부실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양증권은 관련 우발부채를 '제로(0)'로 만든 뒤 오히려 조직을 키우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확충한 PF 인력들은 한양증권 수익성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PF 부문만 따로 놓고 봤을 때 월간 기준으로 지난 5월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며 "이를 토대로 올해 연간 목표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이미 달성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양증권 IB 부문의 순이익 기여도는 1분기 56%보다 더 성장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는 부동산 투자 등 대체투자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KCGI대체투자운용뿐 아니라 차순위 협상 대상자로 선발된 LF에서 시너지를 기대하는 사업분야이기도 하다. LF는 코람코자산신탁과 코람코자산운용을 거느리며 부동산 금융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리츠 설립 및 자산관리, 부동산개발, 투자자문, 부동산신탁, 대리사무 등 부동산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종합 부동산 신탁 회사다. 코람코자산운용은 부동산금융 상품을 개발해 부동산 간접투자시장과 대체투자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한편 한양증권 최대주주인 학교법인 한양학원은 우협으로 선정된 KCGI와 실사를 진행하고 구체적인 거래조건은 협상을 통해 확정할 계획이다. 최대 6주 간의 독점적 협상권이 부여된 상태로, 양 측이 거래조건에 합의하면 주식매매계약(SPA)이 체결된다. 만약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차순위 협상 대상자인 LF와 다시 실사 등을 벌일 예정이다.
임초롱 기자 twinkl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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