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단기금융상품 늘린 삼성전자, '이자수익'도 함께 늘어날까

Numbers_ 2024. 8. 1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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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금융상품 늘린 삼성전자, '이자수익'도 함께 늘어날까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의 반등에 따른 현금 유입을 바탕으로 단기금융상품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많은 유동성을 갖춘 삼성전자는 여유 자금을 만기 1년 이내의 금융상품 위주로 운용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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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의 반등에 따른 현금 유입을 바탕으로 단기금융상품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많은 유동성을 갖춘 삼성전자는 여유 자금을 만기 1년 이내의 금융상품 위주로 운용했지만, 메모리반도체 침체로 대규모 적자를 떠안은 뒤 대부분을 처분한 뒤에는 현금 확보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올해 메모리 반등에 힘입어 현금흐름이 개선되면서 높은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단기금융상품 비중을 다시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15일 삼성전자의 2024년 상반기 보고서에 실린 2분기 연결 기준 재무상태표에 따르면, 단기금융상품은 50조 9214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43.6% 증가했다. 반면 보유 현금및현금성자산은 같은 기간 19.5% 감소한 49조8444억원이다. 현금 일부를 단기금융상품으로 전환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자회사와 국외 법인을 제외한 별도 기준에서 더욱 현저하다. 삼성전자의 별도 기준 단기금융상품은 3조819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배 이상 늘었다.

단기금융상품 증가세는 반도체 회복에 따른 현금 유입 확대에 발맞춰 유동성 관리 전략을 정상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현금 보유량이 많은 삼성전자는 고유동성 자산의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현금 보다 단기금융상품 비중을 높게 유지해 왔다. 2021년 말 현금은 39조314억원, 단기금융상품은 그 두 배인 81조7090억원이었다.

삼성전자의 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추이. /자료 제공=전자공시시스템


하지만 이듬해 하반기 메모리 시장 침체로 조 단위 적자가 발생하자 삼성전자는 현금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2022년 한해 단기금융상품은 약 15조원 감소했지만, 현금은 10조원 가량 더 늘었다. 특히 별도 기준으로는 15조원 규모였던 단기금융상품을 거의 전량 처분해 1억원 정도만 남겼다. 이러한 흐름은 2023년에도 이어져 작년 말 단기금융상품 보유량은 22조원까지 줄었다.

올 들어 반도체 시장 반등이 본격화되면서 삼성전자의 현금흐름은 뚜렷한 유입 기조로 전환했다. 현금과 단기금융상품, 단기상각후원가금융자산 등을 포함한 순현금은 작년 말 79조원에서 올해 1분기 82조원, 2분기 84조원으로 불어나기 시작했다.

현금이 다시 풍부해지면서 단기금융상품 비중이 다시 확대되는 추세다. 올 2분기 기준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은 각각 49조8444억원, 50조9214억원으로, 단기금융상품이 현금 규모를 소폭 넘어섰다.

단기금융상품은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기업어음(CP) 등 무이자 자산인 현금과 달리 합리적으로 운용하면 영업외수익을 창출하고 현금흐름을 개선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현금을 쌓아두기보다는 적정 유동성 한도 내에서 여유 자금을 활용해 추가 수익을 노리는 전략을 선호한다. 지난해에는 미국발 금리 인상에 힘입어 이자수익이 4조35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8.2% 늘었다. 올해 상반기 이자수익은 2조3503억원에 달한다. 단기금융상품을 확대하는 흐름에 따라 연간으로는 5조원에 가까운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솔 기자 jinsol@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