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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어디로] 박재현 강등에 부각된 임종훈 '리더십'

Numbers_ 2024. 8. 3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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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어디로] 박재현 강등에 부각된 임종훈 '리더십'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의 직급을 전무로 강등시켰다. 그간 온건한 경영 방식을 취했던 임 대표가 위기를 앞두고 결단을 내리는 모습을 보여줘 그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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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미약품 본사 전경./사진 제공=한미약품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의 직급을 전무로 강등시켰다. 그간 온건한 경영 방식을 취했던 임 대표가 위기를 앞두고 결단을 내리는 모습을 보여줘 그의 리더십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직급이 강등된 박 대표가 인사 조치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며 잡음이 흘러나온다.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직급이 사장에서 전무로 강등된 박 대표가 대표 직위에서 물러나 제조본부장을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의 직급 강등 사유는 특정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박 대표는 수일 전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를 찾아가 3자연합측 의사라며 한미약품 조직개편안과 승진 인사안, 그리고 한미약품의 분리경영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박 대표가 제시한 조직개편안은 경영관리본부 안에 인사팀과 법무팀, 인사팀 내 인사그룹 등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전까지 한미약품은 자체적인 인사팀이 없었으며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인사팀이 한미약품 인사를 관할했다.

이와 함께 외부 출신으로 한미약품에 들어온 모 인사들의 승진 인사안을 제시했다. 이 인물들은 자문사 'L'사에서 추천한 인사들로 파악된다. 이들 인사의 승진에 대해서 한미약품 임직원 다수도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건 경영을 해오던 임 대표는 박 대표가 넘어야 할 선을 넘은 것으로 파악, 신속하게 강등 조치를 내리게 됐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임시주총 등 절차적으로 경영권 탈취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자 3자연합측 인사인 박 대표 통해 갑작스럽게 조직을 바꾸는 것으로 판단, 임 대표가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3자연합 측 추천으로 우종수·권세창 전 한미약품 대표에 이어 지난해 대표 자리에 오른 바 있다.

하지만 직급 강등에도 박 대표는 29일 오전 준비해 둔 '한미약품 독립 경영' 자료를 대외적으로 배포했다. 임 대표의 직급 강등 조치에 대한 반발로 읽힌다.

박 대표 주도로 배포된 자료에는 "그동안 지주회사에 위임해 왔던 인사 부문 업무를 독립시키고, 한미약품 내 인사조직을 별도로 신설한다. 인사조직을 시작으로 독자경영을 위해 필요한 여러 부서들을 순차적으로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한미약품그룹 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회장과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이하 3자 연합)이 주장해 온 ‘한국형 선진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의 첫 시작이다. 3자 연합은 우호 지분까지 더해 현재 한미약품그룹 지분의 과반 수준을 확보한 상태다"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특히 박 대표는 3자 연합이 주장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명시하는 등 대외 자료에서 특정 주주의 편을 들겠다는 입장을 사실상 명시했다. 그동안 그룹 계열사 경영진의 경우 대외적으로 중립 입장을 취해오던 불문율을 깬 것으로 분석된다.

안치영 기자 ac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