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vernance

[한미약품 어디로] 한 달째 '대답 없는' 3자연합

Numbers_ 2024. 8. 30. 13:48

▼기사원문 바로가기

 

[한미약품 어디로] 한 달째 '대답 없는' 3자연합

대여금 상환 요구, 임시 주주총회 소집 청구,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반대 등 '어깃장'으로 보이면서까지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그룹 형제(임종윤·임종훈)에게 공세를 취하던 3자연합(신동국·송

www.numbers.co.kr

 

 

대여금 상환 요구, 임시 주주총회 소집 청구,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반대 등 '어깃장'으로 보이면서까지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그룹 형제(임종윤·임종훈)에게 공세를 취하던 3자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이 정작 형제 측의 요구에는 답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3자연합의 요구 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형제와 공식·비공식적 교류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3자연합은 일방적으로 답변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답변은 피하고 있어 다른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온다.

28일 <블로터>의 취재를 종합하면 3자연합은 임시 주총 소집 청구(7월29일)에 대한 한미사이언스의 답변서를 이달 2일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답변서는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이름으로 3자연합의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들에게 전달됐다.

이 답변서에서 임종훈 대표는 자진해서 임시 주총 소집을 검토하겠으니 정관 변경 목적(이사회 구성의 유연성 도모)이 가지는 의미와 신임 이사 후보자 3인의 정보를 사전에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정관 변경 안건이 부결될 경우 신임 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상정 여부 등을 설명해달라고 물었다. 임종훈 대표는 해당 사항들에 답변을 줄 경우 이사회 의장(신유철 사외이사)에게 이사회 소집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한미사이언스는 답변을 받지 못했고 8월13일 3자연합 측으로부터 또 다른 내용증명을 받는다. 3자연합이 법률 대리인을 통해 보낸 서신에는 한미사이언스가 추진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위법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3자연합은 "귀사는 공공연하게 제3자배정 유상증자 형태의 투자금을 유치할 계획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며 "그러나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경우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법"이라고 말했다. 여기에서도 한미사이언스가 요청한 임시 주총에 대한 답변은 담기지 않았다. 

한미사이언스는 이에 대해서도 답변을 했다. 8월26일 한미사이언스는 "세종(법무법인)의 주장과는 정반대로 주요 주주들이 모두 참여하는 형태의 투자 유치를 위해 단독협상을 진행하고 있었다"며 "가능하면 앞으로의 투자 유치도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임시 주총 소집 목적이 무엇인지 말해달라고 다시 한번 요청했다.

3자연합의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세종은 임시 주총 소집을 청구한 지 한 달이 되도록 한미사이언스와 임종훈 대표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일방적으로 답변을 요구하면서도 한미사이언스의 질문에는 철저한 '무대응'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한미사이언스와 임종훈 대표는 공식·비공식 상황에서 임시 주총에 대한 답변을 줄곧 요구해 왔다. 8월13일 임종훈 대표는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와 만난 자리에서 "어떤 필요에 의해 임시 주총을 소집하려는 건지 문의한 상황"이라며 "임시 주총을 무조건 반대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블로터>는 3자연합 측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세종에게 회신을 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3자연합의 법률 대리인 중 한 명인 세종의 장재영 변호사는 "특별히 의사결정 된 것이 아니다"라며 "이사진 구성 등을 고민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사실상 3자연합 측은 이사회 구성 인사 및 뚜렷한 목적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3자연합의 이같은 행보에 다른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유한새 sa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