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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의 사장 직위를 강등 조치한 것과 관련해 한미약품 측이 ‘지주사 대표의 인사발령은 무효’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한미약품은 자료에서 임 대표가 한미약품의 독자경영을 선언한 박 대표의 사장 직위를 전무로 강등한 것에 대해 ‘아무런 실효성이 없으며, 오히려 원칙과 절차 없이 강행된 대표권 남용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지주사 대표의 인사발령은 모두 무효이며, 대표로서의 권한 및 직책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그동안 인사 및 법무 등 업무는 지주회사가 대행하며 계열사로부터 일정 수준의 수수료를 받아왔기 때문에 계열사 대표가 이를 독립시켜 별도 조직을 만드는 행위는 법적으로 아무런 장애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이 같은 경영방침을 지주회사 대표에 대한 ‘항명’으로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난센스이며, 전문경영인 체제의 독립성 강화가 왜 강등 사유가 되는지조차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실제로 지주회사 대표는 그동안 계열사 인사, 법무 등 경영지원 관련 기능을 수탁해 용역 업무를 대행했을 뿐이며, 특정 임원의 강등을 단독으로 결정하려면 사내 인사위원회 등 법적인 절차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계열회사 임직원에 대한 직접적인 인사발령 권한이 없다.
한미약품 측에 따르면 박 대표가 약품 내 신설 조직을 기습적으로 발표한 것이 아니라, 사내 공지 전 이 내용을 임 대표와 한 차례 협의하고 이후 임 대표 측 인사와도 이 같은 방침에 대해 설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그동안 임 대표는 최근 소액주주들과의 면담에서도 확인됐듯이 주주들의 목소리를 더욱 경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면서 “지분 절반가량을 보유한 대주주연합이 주장하는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목소리는 왜 듣지 않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절반가량을 확보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한미의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도 이번 한미약품의 독자경영을 강력히 지지하며, 이를 위한 정당한 조치였다는 점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또 이 관계자는 “이 같은 조치는 지주사의 월권 또는 위법적인 조처로서 엄연한 별개 주식회사인 한미약품의 이익과 거버넌스를 손상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 대표는 한미약품 경영진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분기마다 역대 최대 실적 경신이라는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해왔다.
한미약품은 박 대표의 거취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당초 계획대로 지주회사와 차별화하는 독립경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한미약품 측은 현재 사내 인트라넷에 공지된 약품의 발령 내용이 지속적으로 삭제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러한 지주사 대표이사의 계열사 대표에 대한 독단적인 인사발령은 계열사 이사회 권한 침해 등을 포함한 상법 등 현행 법률에 위반될 뿐 아니라, 선진적인 지배구조 확립 추세에도 역행한다”며 “독립된 계열회사가 높은 성과를 창출해야만 지주회사도 동반성장할 수 있으며, 한미약품의 전문경영인 독자경영 체제에 대한 진지한 성원을 주주들께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안치영 기자 ac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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