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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컨소시엄, ‘10년 만의 협업’ 통했다

Numbers_ 2024. 9. 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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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컨소시엄, ‘10년 만의 협업’ 통했다

IMM컨소시엄(IMM PE-IMM인베스트먼트)이 칼라일을 제치고 에코비트 인수전에서 승기를 잡았다. 에코비트 인수전은 프로그레시브딜(경매호가 입찰)까지 진행되는 등 박빙이 이어졌는데 승부를 가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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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비트에너지 경주사업장 전경 /사진제공=에코비트


IMM컨소시엄(IMM PE-IMM인베스트먼트)이 칼라일을 제치고 에코비트 인수전에서 승기를 잡았다. 에코비트 인수전은 프로그레시브딜(경매호가 입찰)까지 진행되는 등 박빙이 이어졌는데 승부를 가른 건 IMM컨소시엄의 시너지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IMM PE가 자금력을 뒷받침하고, IMM인베스트먼트가 환경업체 경영 전문성을 가진 만큼 양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양사의 약점을 보완한 점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양사가 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만큼 외국 자본 논란이 없다는 점도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컨소시엄은 최근 에코비트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IMM컨소시엄은 총 지분 가치(Equity Valuation) 기준 2조700억원에 에코비트 지분 100%를 인수하게 됐다. 지난해 연결기준 순차입금 5500억원을 포함하면 약 2조6200억원 규모의 거래로 올해 인수합병(M&A) 시장 최대 규모다. 거래 종결(딜 클로징) 시점은 오는 10월 중으로 예상된다.

이번 IMM컨소시엄의 공조는 지난 2014년 현대LNG 인수에 이은 10년만의 협업이다. IMM PE와 IMM인베는 한 뿌리에서 출발했지만 지난 2006년부터 사실상 별개의 법인이다. IMM PE는 대형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딜만 전문적으로 다루기 위해 지난 2006년 IMM인베스트먼트에서 분사됐다. 분사 이후 별도의 법인으로 독립 경영을 이어온 만큼 사실상 별개의 하우스로 통했다. 이 때문에 PEF 운용사로서도 경쟁하는 기조를 이어오고 있어 일부 직원도 이번 컨소시엄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양사의 컨소시엄 구성은 양사의 시너지가 막강해 손을 맞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IMM PE는 올해 최대 빅딜로 꼽히는 이번 거래에서 막강한 자금력을 뒷받침할 수 있고, IMM인베스트먼트는 환경 기업 운영 경험이 풍부한 데다 관련 분야에서 바이아웃 투자 역량 및 운영 전문성을 입증해 왔다. 양사가 이러한 시너지를 염두에 뒀다는 평가다.

IMM PE는 지난해부터 로즈골드5호를 조성하며 최근까지 1조원 중반의 금액을 모았다. 에코비트 인수는 1조5000억원을 KDB산업은행이 지원하는 스테이플 파이낸싱(매도자 인수금융)으로 자금을 지원한다고 해도 1조원이 추가로 필요한 조 단위 빅딜이다. IMM PE의 조 단위 블라인드 펀드가 이번 인수 자금 조달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IMM인베스트먼트의 경우 복수의 환경 기업 회사를 인수해 운영한 경험이 있다. 대표적인 투자 건은 지난 2017년 인수한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홀딩스(EMK)가 꼽힌다. IMM인베스트먼트는 당시 400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0%를 확보했는데, 5년 뒤인 2022년 7700억원에 매각에 성공하며 두 배에 달하는 차익을 냈다.

지난 2021년 약 390억원을 투자한 폐기물업체 팜양주는 최근 VIG파트너스에 1300억원 가량에 매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외에도 음식물쓰레기 처리업체 클린에코, 폐기물 수집업체 광진수지, 화목폴리머 등 다수의 환경기업을 인수해 경영해 왔다.

IMM컨소시엄이 맞손으로 사업 전문성 및 자금력 등의 경쟁력을 갖춘 가운데 국내 토종 PEF 운용사라는 점도 거래 당사자 선정에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딜에는 KDB산업은행이 1조5000억원 규모의 매도자 인수금융(스테이플 파이낸싱)을 제공한다.

당초 업계에서는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이번 거래에서 외국계 펀드가 에코비트를 인수하게 된다고 하면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외국계 PE의 사익 추구를 위해 공적 자금을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IMM PE와 IMM인베스트먼트는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과 같은 관계”라며 “두 회사는 과거에는 ‘현대’라는 큰 틀 속에 있었지만 현재는 엄연히 다른 그룹에 속한 것처럼 IMM PE와 IMM인베스트먼트도 별도의 회사”라고 말했다. 이어 “이로 인해 출자자(LP) 콘테스트에도 따로 참여하는 등 사실상 경쟁해 왔으나 이번 인수전은 시너지가 커 협업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MM PE와 IMM인베스트먼트의 협업은 과거에도 있었다. 양사는 2012년 공동 운용사(Co-GP)로서 3000억원 규모의 '아이엠엠코퍼릿파트너쉽제1호' 펀드를 결성했다. 해당 펀드는 국내 대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펀드로 스페인 수처리 업체 이니마(700억원), 자동차 와이퍼 업체 캐프(600억원) 등에 투자한 바 있다.

지난 2014년에도 현대LNG를 인수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당시 IMM PE가 블라인드펀드(로즈골드2호)를 활용해 750억원을 투자했고 IMM인베스트먼트는 메자닌 형태로 1250억원가량 투자를 집행했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