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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경영권분쟁 사태에 늘 관여했고 흐름을 주도했다"
법무법인(유) 광장의 문호준 변호사(연수원 제27기)는 <블로터>와의 인터뷰에서 경영권분쟁팀을 이같이 소개했다. 팀은 KCC와 현대그룹, SK와 소버린자산운용, KT&G와 칼아이칸, 한진칼과 KCGI, SM엔터테인먼트,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등에서 여러 선례를 남기며 성장했다. 전문 분야별 변호사들이 유기적으로 협업해 포괄적이고 완성도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한다.
팀장인 문 변호사는 기업 자문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베테랑이다. 경영권분쟁, 적대적 인수합병(M&A), 사모펀드, 기업지배구조 등 대형 기업 자문 사건을 맡고 있다.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의 대성산업가스 매각, 한앤컴퍼니의 대한항공 기내식 사업부 인수, MBK·UCK 컨소시엄의 오스템임플란트 인수 등 다수의 자문 실적이 있다.
정다주 변호사(연수원 제31기)는 사법시험 합격 후 16년간 판사의 길을 걸었다. 서울중앙지법, 수원지법, 의정부지법 등을 거쳤고 대법원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에서 심의관으로 근무했다. 오랜 법원 경험을 바탕으로 팀에서 송무 분야를 주도하고 있다. 이승환 변호사(연수원 제36기)는 자문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CBC Group 컨소시엄의 휴젤 인수, MBK·UCK 컨소시엄의 오스템임플란트 인수, Carlyle Group의 ADT Caps 인수 및 매각 등의 자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기업 자문 변호사다.
그런데 팀의 경쟁력은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 성과에서뿐 아니라 사안 너머를 바라보려는 노력에서도 비롯된다. 세 변호사는 경영권분쟁을 법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일반주주의 입장, 자문의 사회적인 의미, 분쟁 당사자들의 행복 등도 고려해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체계적인 노하우 전수...최선·차선 전략 구성하는 능력
-어떤 계기로 경영권분쟁팀에 합류했나.
△문 변호사=KCC와 현대그룹 간 경영권분쟁 당시 광장에서 KCC 측 자문을 맡아 20건 가까이 되는 가처분 사건에서 성공했다. 당시 2년 차 변호사로 조사 업무를 했는데 이후 경영권분쟁 사안이 있을 때마다 당시의 연차에 맞는 여러 역할을 해냈다. 그러면서 팀에 깊게 관여하게 됐다.
△정 변호사=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분쟁 당시 가처분 사건 대응을 한 것이 계기였다.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전문 분야가 다른 변호사들이 모여 팀워크를 유지하는 것이 매력이라고 느껴 팀에 합류했다.
△이 변호사=2010년 입사할 때 경영권분쟁팀은 이미 사건 처리 경험이 상당히 성숙한 상태였다. 관련 프로젝트에서 전문성을 쌓을 기회가 많을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 보니 경영권분쟁 사안이 있을 때마다 우선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팀에 합류했다고 할 수 있다.
-경영권분쟁팀의 성과는 무엇인가.
△문 변호사=팀의 노하우가 20년 이상 체계적으로 전수되고 이를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시스템이 구축된 점이다. 팀원뿐 아니라 향후 팀 업무에 관여할 수 있는 구성원들하고도 지식과 최근 경향을 공유하는 문화가 영향을 준 것 같다.
△정 변호사=최근까지 법원에서 근무한 변호사들의 영입이 활발하다. 경영권분쟁 사안은 특히 재판부의 심증을 효과적으로 움직이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재판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법원 출신 인력이 풍부한 점은 송무 분야의 경쟁력이 된다.
-경영권분쟁 사안을 다룰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
△문 변호사=경영권분쟁은 의뢰인의 입장과 위치 등에 따라 대응 전략이 다르고 결과가 미치는 영향도 사안마다 차이가 있다. 따라서 의뢰인이 원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수단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선과 최악의 상황 사이에서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지, 최선이 어렵다면 차선으로 가는 전략을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정 변호사=재판부의 집중도를 높이고 기억에 남는 변론을 하는 것이다. 경영권분쟁 과정에서는 여러 가처분 사건이 발생하는데 가처분은 한두 번의 심문기일에서 심리되는 내용이 결론에 직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사전에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스크립트(script)를 준비한다. 현장 반응까지 예상해 해당 스크립트를 충분히 소화하고 변론에 나선다. 법정 취재가 이뤄지는 등 언론의 관심이 많은 사건도 있기 때문에 사안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전하는 변론을 해야 한다는 점도 염두에 둔다.
△이 변호사=사실 경영권분쟁에서는 어느 편에도 속하지 않은 일반주주의 마음을 얻고 그들에게 비전을 제시해 설득하는 것이 중요한 경우가 많다. 이에 팀은 사안과 관련한 특정한 입장을 취할 때 이를 일반주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신중히 검토한다. 광장의 자문이 어느 정도의 사회적 의미를 갖는지, 어떤 평가를 받을지까지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맡았던 경영권분쟁 사례 중 소개하고 싶은 성공 사례는 무엇인가.
△문 변호사=한미약품그룹 경영권분쟁 자문이다. 창업주의 장·차남을 대리해 이 사안을 맡았을 때 궁극적인 목표는 3월 주주총회에서 이겨 경영권을 가져오는 것이었다. 당시 상황에서 가능성이 있는지, 가능하게 하려면 무엇이 중요한지 전략을 세우는 게 굉장히 중요했다. 처음부터 소액주주, 창업주 가족 이외의 주요 주주들을 설득하는 작업을 열심히 했다. 그러한 점이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주총에서 이길 수 있었다고 자평한다.
△이 변호사=크라운 주얼(crown jewel)이라는 경영권 방어 전략을 효과적으로 적용한 사례를 소개하고 싶다. 공격자 측에서 매력적으로 볼 만한 회사 자산 등을 처분해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전략이다. 35만 평 정도의 염전 부지를 보유한 회사가 있었는데, 한 태양광 업체가 그 부지에서 태양광 발전을 하려는 의도로 주총 특별결의를 저지할 수 있는 수준의 회사 지분을 취득한 후 회사에 공격을 시도했다.
팀은 회사, 회사의 사업 파트너인 또 다른 태양광 업체를 대리해 주총 특별결의가 필요 없는 사업 구조를 짜고 이사회 구성 전략을 수립해 적대적 인수 시도를 저지하는데 성공했다. 법적인 문제를 만들지 않고 궁극적으로 회사 가치를 온전히 보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치밀한 전략을 통해 분쟁 과정에서 발생한 다수의 법적 공방에서 전부 승리해 보람을 느꼈다.
-반대로 아쉬움이 남는 사례가 있다면.
△문 변호사=경영권분쟁 과정에서 벌어지는 여러 전투에서 이겼더라도 결국 경영권을 가져오지 못한 사례는 아쉬움이 남는다. 성공 사례로 언급한 한미약품그룹 경영권분쟁 건은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결과 때문에 아쉬운 사례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신청인(창업주의 장·차남) 측 주장이 받아들여져야 했다고 생각하지만, 법원을 효과적으로 설득하고 법원이 어떤 부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더 열심히 고민해야 한다고 반성하는 계기가 된 사례다.
△이 변호사=해당 가처분 결정에는 법률가로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기존의 판결들에서 찾아낸 신주발행의 적법성이나 법리, 판례의 경향 등 실무적인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접근했는데 결과적으로 법원을 설득하지 못했다. 법원의 판단은 존중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경영권분쟁 상황에서 이뤄지는 신주발행에 대해 고객에게 어떻게 자문해야 할지 다소 막막해진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미약품그룹 경영권분쟁 사안은 법무법인 지평과 공동대리했다. 다른 로펌과 협업했을 때 장점은 무엇인가.
△정 변호사=맡은 역할에 대한 책임감과 의무감이 더욱 강해진다. 서면을 작성하거나 초안을 검토할 때도 다른 로펌의 의견에 대해 건전한 비판 내지 추가적인 관점을 꼭 제시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든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이를 검토, 기각하면서 나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분명한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변호사=공동대리를 통해 발생하는 시너지가 비효율보다 훨씬 컸다. 다른 로펌을 평가하기 조심스럽지만 지평은 사안에 헌신적인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했다. 빠른 업무 처리 등 많은 도움이 됐다. 광장은 회사법 자문 경험이 풍부하다 보니 깊이 있는 논리를 개발하는 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서로의 장점이 잘 결합한 협업 사례다.
"분쟁 예방책, 적정 밸류 이상의 주가 유지...대외 메시지 관리 중요"
-최근 경영권분쟁의 특이점이 있다면.
△이 변호사=분쟁이 단칼에 정리되지 않고, 만성질환처럼 지속되면서 시시각각 양상이 변하는 경우가 많다. 승패보다는 경영권 견제를 위해 회사 구조를 변경하려고 하거나 주주 관련 정책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분쟁들이 그런 편이다.
또 모든 정보가 다양한 경로로 실시간 전달되기 때문에 분쟁 당사자들이 대외적으로 발신하는 메시지 관리도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분쟁이 장기전으로 갈 경우 메시지 관리를 체계적으로 하지 않으면 위험 요인이 많아진다. 기업에서도 언론 등에 전달할 메시지에 대해 변호사 검토를 받거나 조언을 얻으려고 한다. 피할 수 없는 트렌드다.
△문 변호사=분쟁 관련된 정보가 빠르게 공유된다. 주총도 유튜브에 생중계된다. 현장에 있는 변호사 모습을 캡처해 보내주는 의뢰인도 있었다. 세상이 많이 변화했다는 점을 체감하고 있고 분쟁 당사자뿐만 아니라 다수에게 변호사의 모습이 보여질 수 있으니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하고 전문가답게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정 변호사=경영권분쟁 사건이 다양해지고 있다. 공격하는 당사자가 분쟁을 통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에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심지어 상대방이 강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가도 분쟁 목적조차 불분명해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에 따라 상대방의 의도를 정확히 간파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경영권분쟁을 예방하는 방어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문 변호사=회사가 경영을 잘해서 적정 밸류 이상의 주가를 유지하고, 주요 주주뿐 아니라 소액주주들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회사가 저평가돼 있을 때 공격 대상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도 결국 저평가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았다. 주주들의 주장을 어느 정도 경영에 반영하면서 주가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변호사=공격하는 입장에서 말하면, 이사를 새로 선임할 수 있는 공석이 많을수록 한 번에 이사를 선임해 경영권을 뒤집을 수 있다. 만약 회사의 경영권이 불안해 방어를 준비해야 할 상황이라면 정관에 규정된 이사 선임이나 임기 관련 규정을 조정해 동시에 많은 수의 공석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유용한 노하우가 될 수 있다.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문 변호사=의뢰인이 속한 산업이나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가 변호사에게도 중요해지고 있다. 팀의 안목을 높이는 교육을 하고 의뢰인의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힘을 기르는 방향으로 경영권분쟁팀을 성장시키고자 한다. 팀 전체, 후배들이 잘 성장하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다.
△정 변호사=재판에서 송무 변호사는 우리 측 논리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형식을 고민해야 하고, 재판의 흐름을 뒤집는 역할도 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배우가 연기하듯 충분한 표현력과 호소력도 있어야 한다. 지금도 동료들과 토론하고, 재판 시뮬레이션을 하며 연구하고 있지만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
△이 변호사=경영권분쟁 사안과 더불어 인수합병, 기업 자문 업무에 주력하면서 변호사 개인뿐만 아니라 팀도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을 쌓아갈 생각이다.
박선우 기자 closel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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