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포트폴리오 재편’ SKC, '넘치는 유동성' 재무 개선 방점

Numbers_ 2024. 9. 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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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폴리오 재편’ SKC, '넘치는 유동성' 재무 개선 방점

SKC는 그간 포트폴리오 재편을 진행했다. SK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리밸런싱(사업재편) 이전인 2020년부터 비주력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슬림화를 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SK피유코어를 비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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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넥실리스의 말레이시아 동박공장 전경./사진 제공=SKC


SKC는 그간 포트폴리오 재편을 진행했다. SK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리밸런싱(사업재편) 이전인 2020년부터 비주력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슬림화를 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SK피유코어를 비롯한 자회사를 대거 정리했다. 덕분에 지속적인 적자로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 흐름을 보이는 상황에서도 현금자산을 늘릴 수 있었다. 확보한 유동성은 재무 개선에 활용할 계획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C는 SK피유코어를 포함해 10개의 종속회사를 매각했다. SK피유코어가 미국과 유럽 등에 설립한 해외법인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우리화인켐과 SK솔믹스 상하이 법인 등도 정리 대상에 포함됐다. 이들 계열사가 보유한 총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7440억원 규모에 달한다.

SKC는 지난해 10월 사모펀드 운용사 글랜우드PE에 폴리올 사업을 하는 SK피유코어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SK피유코어는 SKC 내에서 30년 넘게 화학 사업을 맡아 폴리우레탄 원료를 생산했다. 하지만 SKC가 이차전지와 반도체, 친환경 소재 중심의 글로벌 소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솔루션 기업으로 청사진을 그리는 과정에서 인수를 추진했다. 매각 대상에는 2019년 인수했던 광학용 폴리우레탄(PU) 소재 기업 우리화인켐도 포함됐다.

아울러 SK엔펄스(옛 SKC솔믹스)도 재편을 진행했다. 지난해 9월 이사회를 열고 중국내 웨트케미칼(Wet Chemical)과 세정 사업 매각을 결정했다. 이에 SKC-ENF Electronic Materials와 SKC Solmics HongKong 법인은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했다. 아울러 10월에는 세라믹파츠 사업부 매각도 결의했다. 이에 올 2월 엔펄스 대만과 상하이 현지법인의 매각을 완료했다.

SKC는 SK그룹의 리밸런싱 추진 전부터 활발한 사업 양수도와 지분거래 등 포트폴리오 변화를 시행했다. 이미 2020년 SKPIC글로벌 일부 지분 매각을 비롯해 2022년 인더스트리 소재 사업부 매각 등을 진행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SK피유코어와 SK엔퍼스의 관련 계열사를 잇따라 양도하며 현금을 확보했다. 여기에 최근 손자회사였던 SK넥실리스가 자회사 SKCFT홀딩스를 역합병하는 방식의 개편도 진행했다. SKCFT홀딩스는 2019년 이차전지 동박업체인 SK넥실리스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슬림화 전략은 실적 악화로 부진한 영업현금 창출력을 대신 확보하는 역할도 수행했다. SKC는 연결기준으로 올해 2분기까지 7개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389억원, 1433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828억원 순유출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SKC는 포트폴리오 개편을 진행해 유동성을 강화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말 연결기준 현금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지난해 말보다 58.8% 늘어난 8898억원을 기록했다. 6개월 만에 3300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SKC는 유동성을 강화해 재무 개선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차전지 소재'와 '반도체 소재' 등 주력 사업에 독자적 기술을 갖춰 글로벌 탑티어로 성장하기 위한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대표적으로 이차전지 사업을 영위하는 SK넥실리스 등 당장 전기차 캐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미래 먹거리로 기대가 높은 기업의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SKC 자회사의 재무는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말 연결과 별도기준 부채비율을 비교하면 별도기준으로 살펴보면 58.8%에 불과했지만 자회사 부채를 반영한 연결기준으로는 185.7%을 기록했다. 이 기간 부채총계도 별도기준은 9018억원이었지만 연결기준 4조6618억원에 달했다. 이에 SKC는 자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꾸준히 지원을 진행했다. 이는 SK엔펄스가 7월 결정한 1650억원 규모의 유상감자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윤필호 기자 noth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