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현금창출력 건재‘ 현대모비스, 3조 'CAPEX 집행' 파란불

Numbers 2024. 9. 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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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창출력 건재‘ 현대모비스, 3조 'CAPEX 집행' 파란불

현대모비스는 올해 상반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의 여파로 전동화 사업이 부진했다. 그러나 부품제조 등이 건재해 영업현금창출력은 오히려 강화됐다. 이에 현금성자산이 10조원을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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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올해 상반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의 여파로 전동화 사업이 부진했다. 그러나 부품제조 등이 건재해 영업현금창출력은 오히려 강화됐다. 이에 현금성자산이 10조원을 넘기며 유동성도 충분히 확보했다. 올해 계획했던 3조원 이상 규모의 설비투자(CAPEX)도 큰 부담 없이 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모비스는 올 CAPEX 추진 목표 금액을 3조1822억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69.13% 증가한 수준이다. CAPEX에는 북미 전기자동차(EV) 신거점 확보 등 전동화 투자금 1조1694억원이 포함됐다. 연구개발(R&D) 시설투자 자금도 담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집행한 금액은 1조839억원으로 전체의 34.1%인 만큼 대부분의 투자는 하반기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R&D 투자 목표치는 전년 대비 10.2% 증가한 1조7546억원으로 설정했다. 이 가운데 올 상반기에 7818억원(44.6%)을 집행한 상황이다. 이는 전동화와 부품제조 사업 매출 대비 8.9% 수준이다. 지난해 R&D에 투입한 1조5925억원은 전동화, 부품제조 사업 매출의 9.5%를 차지한다.

올해 CAPEX에 필요한 자금여력은 충분하다. 상반기 전체 매출은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영업이익률이 오른 덕분이다. 연결기준 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6% 감소한 28조5245억원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1788억원, 1조8600억원으로 9%, 4.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3.6%에서 4.1%로 높아졌다.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사업 부진으로 매출이 감소했지만, 애프터서비스(AS) 사업의 글로벌 수요 강세와 지역별 판매가격 현실화 등으로 수익성은 오히려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전동화 사업 매출이 감소한 배경에는 배터리셀 구매 방식 전환이 있다. 그간 현대모비스는 배터리셀을 직접 매입했으나, 최근 현대차와 기아가 구매해 현대모비스에 공급하는 사급 구조로 전환되면서 매출이 줄었다.

그럼에도 부품제조 사업은 전장부품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의 적용이 확대되면서 제품 믹스 효과를 이어갔다. 상반기 관계사 지분법이익도 1조1619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3.2% 증가하며 실적에 기여했다. 여기에 무선소프트웨어업데이트(OTA) 관련 제어기 등 전장부품 포트폴리오를 넓히면서 신규 수주를 늘렸다. 실제로 상반기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23억2000만달러 규모의 수주 실적을 달성했는데, 이는 연간 수주 목표인 93억4000만달러의 25%에 달한다.

/자료=현대모비스 IR 북


이 같은 성과는 현금창출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연결기준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조1267억원으로 순유입을 보였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2% 증가한 규모다. 잉여현금흐름(FCF)도 2조217억원의 순유입을 나타냈다. FCF는 영업활동으로 확보한 자금 가운데 세금과 영업비용 등을 제하고 남은 현금으로 투자와 R&D 등에 쓸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바탕으로 안정적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현금성자산(현금 및 현금자산+기타금융자산)은 증가했고, 부채비율은 40%대를 이어갔다. 올 상반기 말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10조6723억원으로 10조원을 다시 넘겼다. 지난해 말 9조2027억원과 비교하면 반 년 만에 16% 증가한 것이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44.1%에서 올 상반기 말 46.4%로 소폭 상승했지만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핵심 부품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으로 대변되는 미래 모빌리티 대응이 가능한 통합형 제어기 고도화 등 R&D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향후 고부가가치 전장부품 중심으로 수주 확대에도 나설 계획이다.

윤필호 기자 noth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