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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적대적 M&A] 공개매수 나선 MBK, 24% 소액주주 마음 잡을까

Numbers 2023. 12. 8. 16:50

MBK파트너스 로고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일가의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었다.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고문과 공개매수를 통해 27%가량의 지분을 확보, 회사의 경영권을 가져오겠다는 계획이다.

결국 지분 23%를 가진 소액주주에 관심이 집중된다. MBK파트너스가 조 회장을 누르고 지배력 우위에 서기 위해선 소액주주들의 공개매수 참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와 조 고문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벤튜라는 오는 24일까지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공개매수한다. 최대 2593만4385주(27.32%)를 주당 2만원에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조 고문은 조 명예회장의 차녀 조희원씨의 지분을 포함해 총 29.5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벤튜라가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MBK파트너스 진영의 한국앤컴퍼니 지분율은 최대 56.86%까지 치솟게 된다. 조 회장의 지분 42.03%를 따라잡는 것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러나 벤튜라가 27.32%의 지분을 모두 매수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한국앤컴퍼니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72.45%인데, 이 가운데 조 회장과 기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제외한 조 고문, 조희원씨의 지분율은 29.54%다. 나머지 42.03% 지분을 조 회장이 갖고 있는 상황이다. 그 외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계열사 신양관광개발 등이 보유 중인 지분은 모두 합해도 1%를 넘지 않는다. 사실상 약 2만2000여명의 소액주주가 가진 지분 23.7%가 이번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인 셈이다.

결과적으로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에 성공하려면 소액주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미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주식이 일정 수준에 이르지 않으면 지분 전량을 매수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공시에 따르면 공개매수자는 이번 공개매수에 응모하는 주식수가 최소 매수예정수량 1931만5214주(20.35%) 미만일 경우 응모된 주식 전량을 매수하지 않을 계획이다. 최소 목표치인 20.35% 지분 매입에 성공할 경우 MBK파트너스 진영의 지분율은 조 회장의 지분율보다 7.85%포인트 높은 49.89%가 된다.

MBK파트너스는 소액주주들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시가에 프리미엄이 반영된 공개매수 금액(2만원)을 제시했다. 주가보다 높은 금액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기회를 열어준 셈이다.

실제 한국앤컴퍼니는 지난 1년간 부진한 주가흐름을 이어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앤컴퍼니의 최근 1년 일평균 주식 거래량은 100만주를 채 넘기지 못했다. 일 거래대금은 10억원 안팎에 그친다. 기본적으로 거래되는 물량이 적다 보니 주가를 띄우기에도 한계가 있었다. 회사의 주가는 공개매수 발표 전 기준으로 1년 간 단 한 번도 1만5000원을 넘어서지 못했다.

다만 조 회장이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공개매수신고서를 살펴보면 MBK파트너는 ‘제3자에 의한 대항공개매수’를 공개매수의 예외적 철회사유로 세웠다. 조 회장은 이미 지분율이 42.03%이기 때문에 대항공개매수로 약 8%의 지분만 취득해도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상황이다. MBK파트너스로선 경영권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될 시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MBK파트너스는 “대항공개매수로 인한 예외적 철회사유는 자본시장법에 나와있는 내용이라 공시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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