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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M&A] 하림? 동원? 유찰?…3.4조원 물린 금융권 '노심초사'

Numbers 2023. 12. 8. 18:30

2023년 3분기 말 기준 HMM의 금융권 차입 현황.(제공=금융감독원)


HMM 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최종 유찰 가능성에 대한 불씨가 가시지 않으면서 KDB산업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에서도 대출금 회수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번 매각이 유찰된다면 HMM의 몸값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기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HMM이 2016년부터 KDB산업은행 산하 체제로 돌입한 만큼 해운업 정상화를 위한 명목으로 대출금 회수도 늦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HMM의 담보제공자산을 포함한 장·단기 차입금 잔액은 올 3분기 말 현재 장부가액 기준 총 3조428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KDB산업은행이 들고 있는 담보물이 1조929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한국해양진흥공사 1조3039억원, 한국토니지89호선박투자회사가 925억원의 유형자산을 담보로 갖고 있다. 한국토니지선박투자회사는 캠코선박운용에서 출자해 운용중인 펀드로, 정부는 해운업 구조조정을 위해 2015년 캠코선박운용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자회사로 설립했다.

현금성 담보로는 예금담보대출 및 현대무벡스 주식담보대출 등 SC제일은행과 KB증권에 각각 273억원, 467억원, 하나은행 46억원 등의 금융 자산이 묶여 있다. HMM은 옛 현대상선 시절부터 현대무벡스 주요 주주였으며, 현재 12.3%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를 포함해 사용이 제한된 금융 자산은 1018억원 규모다.

당초 HMM 매각 측은 지난달 23일 본입찰 마감 이후 1~2주 이내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매각 조건과 관련해 막판 조율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측은 정확한 발표 시점에 대해 이날 17시 현재까지 함구하고 있다.

그동안 시장에선 하림그룹이 6조4000억원을 써내면서 동원그룹의 6조2000억원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시장의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하림그룹이 매각 대금의 절반 가량을 재무적 투자자(FI)에 의존한 자금조달 계획을 내놓은 데다가 과거 팬오션을 인수한 이후 거둬들인 이익을 다른 계열사 지원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어 '해운업 정상화'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HMM 노조도 "사내 유보금 10조원을 해운업 발전에 쓸 수 있도록 조건을 달아달라"고 해진공에 요청한 상태다.

KDB산업은행은 매각 예정가를 6조100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KDB산업은행은 "지금이 HMM 매각 적기"라며 빠른 시일 내에 딜 클로징을 원해왔으나, 금융의 논리와 산업의 논리가 맞서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작업이 난항에 빠지게 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이번 HMM 인수전 자체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유찰로 마무리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HMM 매각 작업이 순조롭지 못하면 대출금 회수도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담보로 쥐고 있는 자산마저 가치가 하락해 손실을 입게 된다. 해운업 업황도 하강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HMM 주가가 내리막길을 타고 있는 점도 KDB산업은행의 건전성 문제에 발목을 잡는다. 앞서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도 "HMM 주가가 1000원 하락하면 KDB산업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 비율은 0.07%포인트씩 하락한다"고 밝힌 바 있다. HMM 주가는 올 초 장중 2만4250원의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뒤 이날 1만57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에 대해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HMM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와 관련해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은 없으며, 아직까지 나온 일정도 없다"고 밝혔다.


임초롱 기자 twinkl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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