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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트로닉, 이오플로우 인수 포기…경쟁사 소송 악재 극복 못했다

Numbers_ 2023. 12. 7. 13:18

글로벌 의료기기회사 메드트로닉이 이오플로우 인수를 포기했다.(사진=이오플로우 홈페이지)


글로벌 의료기기회사 메드트로닉이 이오플로우 인수를 포기하면서 약 9710억원에 달하는 빅딜(Big deal)이 무산됐다.

최근 불거진 경쟁사 인슐렛과의 해외 지적재산권 침해 및 부정경쟁 소송이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오플로우는 7일 메드트로닉과의 인수계약 종료에 따른 유상증자 철회 및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해제‧취소를 공시했다. 

이오플로우는 지난 2021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인 '이오패치'를 세상에 내놓으며 주목받은 기업이다.

지난 5월에는 메드트로닉인 이오플로우의 웨어러블 인슐린펌프 기술인 '이오패치'를 자사 제품인 미니메드에 적용하기 위해 인수에 들어간다고 공식 발표됐다. 인수자금만 최소 9000억원으로 알려져 의료기기 업계에서도 기대감이 컸다. 

특히, 인수 배경에 세계 최초로 웨어러블 인슐린펌프를 개발한 인슐렛이 메드트로닉이 장악하고 있던 당뇨병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하면서 진행된 거래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컸다.

하지만 이번 공시 발표로 이오플로우는 지난 5월에 메드트로닉사와 체결했던 회사 인수계약을 종료하게 됐다. 

이오플로우의 김재진 대표는 "지난 몇 주 동안 서로의 합의점을 찾기 위해 양측이 노력했지만, 당사의 최근 상황을 불확실하게 보는 메드트로닉사와의 기본적인 입장 차이가 있어서 일단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밝힌 메드트로닉이 언급한 불확실한 상황은 경쟁사인 인슐렛이 제기한 해외 지적재산권 침해 및 부정경쟁 가처분 소송이다.

이에 대해 이오플로우는 인슐렛이 제기한 소송이 이오플로우의 메드트로닉 인수를 막기 위한 것으로 해석했지만, 결과적으로 메드트로닉과의 인수합병이 무산되면서 소송 리스크를 넘지 못했다.

법정다툼에 대해 김 대표는 "가처분 명령 자체에 많은 법리적 괴리가 있어 가처분 관련 상고심에서는 우리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 변호인단의 전반적인 의견"이라며 "회사는 본 가처분 승리 외에도 여러 겹의 대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고 밝혔다.

이오플로우는 향후 적절한 시기에 상세한 진척사항을 공개한다는 입장으로, 인수계약 종료 이외에도 메드트로닉과의 관계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메드트로닉은 계약 종료 이후에도 이오플로우와 인슐렛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여전히 상호 간의 관심은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세계에 둘밖에 없는 일회용 웨어러블 인슐린 주입기 제품과 양산 능력을 갖춘 업체라는 사실에 변함은 없다"며 "현재 큰 자본-투자는 대부분 마친 단계여서 앞으로는 하루빨리 흑자기조로 전환해서 재무적 독립성을 확보하는 데에 중점을 두겠다"고 덧붙였다. 

황병우 기자 tuai@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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