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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 사진 제공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김승연 ㈜한화 회장이 그린 방산 청사진을 현실로 옮겼다. 육상, 해상, 하늘 그리고 우주를 망라하는 거대한 방산그룹을 꿈꾼 김 회장의 비전이 손 사장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방산 제조는 물론 정비·교육·개량 사업을 총괄하는 역량이 그의 손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손 대표는 올해로 7년차 전문경영인(CEO)이다. 올해 초 이사회에서 연임이 확정되면서 2025년까지 총 8년의 CEO 임기가 확정됐다. 방산업계 최장기 CEO다. 화약에서 시작한 그의 영역은 한화테크윈(현재 한화디펜스)에서 육상 무기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에서 항공·해상·우주로 넓어졌다.
한화 '경영기획실' 출신…방산 M&A후 CEO 고속 승진
손 대표는 1965년생이다. 대구 영진고등학교,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와 1990년 한국화약에 입사했다. 이후 34년간 단 한번도 한화의 품을 떠나지 않은 한화맨이다.
그의 존재감이 드러난 것은 2011년 ㈜한화 경영기획실 경영기획팀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다. 경영기획실은 2018년 해체 직전까지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했던 곳으로 ㈜한화그룹의 핵심 승진 코스였다. 손 대표와 같은 시기에 근무했던 대표적인 인물은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 김은수 한화갤러리아 대표 등이다.
지난 7년은 고속 승진과 역할 확대가 두드러졌다. 2016년까지 ㈜한화 방산원가팀장(상무보)로 근무했던 그는 2017년 한화테크윈 방산사업본부장·한화지상방산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상무보에서 C레벨(CEO)로 올라선 파격 승진이다.
눈여겨 볼 점은 ㈜한화 방산 사업 확대와 맞물려 손 대표의 역할도 커졌다는 점이다. 한화그룹은 K9자주포를 생산하는 삼성테크윈을 2015년 인수했다. 이듬해인 2016년에는 장갑차 및 대공·유도무기를 생산하는 두산DST를 편입시켰다.
당시 계약금액은 △삼성테크윈 8400억원 △두산 6950억원 등으로 방산 M&A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당시 상무보였던 손 대표는 이 M&A 과정에서 상당한 역량을 발휘해 단숨에 대표이사로 올라섰다.
눈부신 수주 성과…급격히 커진 조직 통합·시너지 과제
손 사장은 2018년 ㈜한화 지원부문 HR실장으로 잠시 이동했지만 2020년 다시 한화디펜스 대표로 복귀했다.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2022년), 한화시스템 대표 겸직(2024년) 등의 역할을 맡았다. 육상방산에 한정됐던 업무 영역이 항공, 우주, 무인화 부문으로 급격히 넓어졌다.
그간의 수주성과는 눈부시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호주, 이집트에서 K9 자주포 대량 수주 계약을 따냈다. 가장 큰 계약은 폴란드와 체결한 K9자주포 1차 계약(약 3조2000억원)이다. 이밖에 천무 다연장로켓, 레드백 장갑차 등 수출 제품을 다변화했다
대규모 수주는 지표로 나타난다. 올해 반기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수주 잔액은 67조7307억원으로 손 사장이 대표로 돌아온 2022년(52조6586억원)보다 28.6% 증가했다.
또한 KF-21 '보라매' 엔진, 해군 함정용 엔진(LM2500 가스터빈), 우주 민간 발사체 개발, 다목적 무인차량(아리온스멧) 등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발하는 중이다.
다만 새로운 고객 확보가 중요하다. 최근 해군이 발주한 무인함정사업에서 LIG넥스원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중장갑차 레드백은 호주 외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야 사업의 장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한국형 발사체(누리호) 개량 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 외에는 수요자가 없다.
김덕호 기자 pad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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