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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가 영풍-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에서 영풍의 백기사로 참전하면서 영풍정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측 최씨 일가가 소유한 회사로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영풍정밀의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영풍정밀이 향후 경영권 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MBK파트너스는 13일 “한국기업투자홀딩스를 통해 경영권 확보 및 강화 목적으로 주요 관계사인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공개매수 가격은 2만원이며 공개매수 대상 주식에 대한 최소조건 없이 최대 43.43%(약 1368억원) 범위 내에서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 전량을 매수할 계획이다. 사실상 영풍과 고려아연측 지분을 제외한 유통주식 전량을 공개매수하겠단 의도다.
영풍정밀은 사명에 영풍이 들어가 있지만 경영권은 고려아연 최씨 일가가 소유한 회사다. 석유화학공장에서 사용되는 산업용펌프, 유체‧기체‧분체의 이송배관에 사용되는 밸브 등을 판매하는 회사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일가인 최창규 대표이사(회장)가 경영하고 있다. 최 회장은 고 최기호 영풍그룹 창업주의 4남이다. 1950년생으로 서울대 문리과대학을 졸업했으며 1986년 영풍정밀에 입사했다. 2010년부터 영풍정밀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반기보고서 기준 영풍정밀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최씨 일가가 지분율 35.24%로 영풍정밀을 지배하고 있다. 여기에 영풍 장씨 일가가 지분율 21.25%를 보유하면서 상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구조다.
고려아연 측에 따르면 영풍정밀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의 사이가 매우 돈독하다. 최창규 회장의 아들인 최주원 아크에너지 대표이사도 최윤범 회장을 따르며 상호 소통하고 의지하는 관계다. 특히 아크에너지는 고려아연이 내세운 트로이카 드라이브 중 신재생에너지, 그린 수소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한 축이기도 하다. 영풍정밀 내부에서도 고려아연 측 회사라는 의식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고려아연과 영풍은 경영권 다툼으로 인해 독자 노선을 택한 상황이다. 상장사 기준 영풍과 고려아연 계열사로는 △코리아써키트 △시그네틱스 △인터플렉스 △영풍정밀 등이 있다. 이들 중 영풍정밀을 제외하고는 지분 구조상 영풍이 지배하는 구조다. 영풍정밀은 최씨 일가가 경영하고 있으며 양사가 공동으로 지배력을 행사하는 상황이다.
영풍정밀의 시가총액은 전날(12일) 기준 약 1500억원 수준으로 몸집이 큰 기업은 아니다. 그럼에도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가치만 약 2500억원이다. 고려아연의 지배력 확대를 위해서는 영풍정밀을 장악하는 것이 중요한 셈이다.
MBK파트너스가 이번에 영풍정밀의 지분 공개매수에 나선 것도 이같은 의도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MBK 파트너스는 “영풍정밀에 대한 경영권을 확보한 후 기존 경영진과 함께 영풍정밀 본연의 비지니스에 집중, 투자해서 장기 지속 성장을 이끌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 측은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통해 기존의 전통적인 제련사업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폐배터리 리싸이클링), 신재생 에너지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라며 “공개매수자들이 당사 경영권을 확보하게 될 경우 이러한 핵심적인 사업전략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여 주주가치가 중대하게 훼손될 우려가 매우 크다”고 반박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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