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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창사 100주년을 맞은 하이트진로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뷰티’를 낙점했다. 계열사 서영이앤티가 화장품 제조업자 개발 생산(ODM) 업체인 비앤비코리아를 인수하면서다. 서영이앤티는 하이트진로홀딩스의 2대주주이자, 박문덕 회장의 장남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핵심 계열사다. 향후 서영이앤티는 비앤비코리아를 국내 ODM 톱5로 진입시키겠다는 목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그룹 계열사 서영이앤티는 자회사 진백글로벌이 비앤비코리아 인수를 위해 진행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250억원을 출자한다. 이는 지난해 말 서영이앤티 자산 총액(2185억원)의 11.4%에 해당하는 규모다. 오는 21일 진백글로벌 보통주 500만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하이트진로그룹이 비앤비코리아를 인수하기로 한 건 시장 잠재력을 높히 평가해서다. 실제 최근 3년간 이 회사의 실적은 고공행진 중이다. 2021년 연결 기준 매출이 234억원, 영업이익은 15억원에 그쳤지만 이듬해 매출 329억원, 영업이익 46억원으로 각각 40.6%, 206.6% 뛰었다. 지난해 역시 전년 대비 34.3%, 52.2% 증가한 442억원의 매출과 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최근 수익성이 크게 둔화한 하이트진로로선 이번 뷰티 진출은 생존 돌파구의 일환이기도 하다.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239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하락했다.
비앤비코리아의 매출 규모로 따지면 현재 국내 ODM 사 중 15위권이지만 서영이앤티는 향후 이 회사를 국내 톱5에 진입시키겠다는 포부다. 하이트진로의 후광에 힘입어 현재 비앤비코리아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달바, 메디큐브, 더마팩토리, 닥터 펩티 등 100여개사의 글로벌 판로 확대에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 자체 연구개발(R&D) 역량과 브랜딩 노하우를 갖춘 ODM 업체로서 인디브랜드를 추가 유치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번 인수를 주도한 서영이앤티는 지난해 매출 1000억원 수준의 맥주 냉각기 제조 유통 계열사지만, 하이트진로 그룹 안에서 그 무게감은 남다르다. 박 회장(29.5%)에 이어 지주사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지분 27.7%를 들고 있는 2대주주로,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서영이앤티의 최대주주는 오너 3세이자 박 회장의 장남인 박 사장(58.5%)이다.
큰 흐름으로 보면 박 사장 → 서영이앤티 → 하이트진로홀딩스 → 하이트진로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박 사장은 지주사 지분율이 0%임에도, 사실상 서영이앤티를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오너 3세로의 경영 승계 과정에서 서영이앤티의 역할에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서영이앤티에 쏠리는 사업적 주목도는 더욱 커졌다는 평가다.
허재균 서영이앤티 대표이사는 “이번 인수를 통해 서영이앤티는 종합 식품을 뛰어넘어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형 기자 jhpark@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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