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원문 바로가기
한세예스24그룹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업의 외연을 끊임없이 확장하며 업계에서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창업주 김동녕 회장이 의류 사업을 모태로 서적·유통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전략을 장남 김석환 한세예스24그룹 부회장이 이어받은 셈이다. 이번 자동차부품 사업이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지 주목된다.
18일 한세예스24그룹은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2024 글로벌 기업설명회(IR)'에서 M&A를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김 부회장은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신규사업 진출을 위해 적극적인 M&A 기회도 물색하고 있다”며 “현재 이래AMS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M&A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이래AMS 인수는 한세예스24그룹이 패션과 서적·유통에 이어 자동차부품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래AMS는 한국델파이의 후신으로 현대모비스, 폭스바겐, 포르쉐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국내 유력 자동차 부품사다. 지난 2년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5000억원, 170억원 규모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M&A로 일군 회사
한세예스24그룹이 3조원에 육박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김 회장 주도의 수많은 M&A가 있었다. 지주사 명칭은 사업의 핵심 두 축을 맡고 있는 패션(한세실업)과 문화 콘텐츠(예스24)를 담당하는 계열사 이름을 합친 것이다.
1982년 11월 창립된 이 회사의 모태는 의류 제조사개발생산(ODM) 기업인 한세실업이다. 창업주 김 회장이 미국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해외에서 의류 사업을 확대하고자 시작한 것이 그 시초다. 해외 패션 기업의 요청에 따라 의류 제품을 설계하고 생산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 동남아(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와 중미(과테말라, 니카라과 등) 등지에 사업장을 두고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및 ODM 방식으로 의류를 생산하고 있다. 글로벌 상위 30개 이상의 고객사를 보유하며 매년 4억장 이상의 의류를 생산하고 있다.
김 회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종 사업과 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2003년 온라인 서점 1위였던 예스24를 인수해 기존의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기업·소비자간거래(B2C)로 확장했다. 예스24 유통망을 확보하고 추가 물류센터를 구축해 도서 유통 인프라를 강화했다. 이후 2009년에는 인적 분할을 통해 계열사 투자사업 부문을 전담하는 지주사 한세예스24홀딩스를 설립했다.
패션과 온라인 도서 유통 사업 간 시너지를 위해 M&A도 진행했다. 2011년 유아동복 브랜드 ‘드림스코’(현 한세드림), 2016년 캐주얼 및 골프웨어 기업 ‘엠케이트렌드’(현 한세엠케이)를 인수해 자체 패션브랜드 사업을 확장했다. 서적을 넘어 문화 콘텐츠 플랫폼으로 도약할 계획으로 2014년 ‘동아출판’, 2022년 웹소설·웹툰 플랫폼 ‘북팔’ 등을 사들였다.
최근에는 미국 유명 섬유 제조업체 ‘텍솔리니’를 인수하며 고단가 제품군 확장에 나섰다. 텍솔리니가 가진 합성섬유 기술력을 확보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뉴발란스, 알로요가, 파타고니아 등 텍솔리니의 기존 고객사와의 거래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20년 만 이종업계 맞손
한세예스24그룹의 M&A 철학은 창업주의 뜻을 이어받은 장남 김 부회장을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김 회장이 패션과 서적·유통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온 것처럼, 장남도 아버지의 전략을 이어받아 새로운 이종 업계로의 진출을 결단한 것이다.
자동차 부품사 이래AMS 인수는 김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8월 한세예스24홀딩스는 차순위협상자보다 200억원 높은 1420억원의 인수 금액을 제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자금 확보를 위해 한세실업으로부터 700억원 규모 금전을 빌렸고 김 부회장 개인도 한세실업 주식을 담보로 10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M&A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래AMS는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고 있고 글로벌 인프라를 보유했지만,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이 어려운 사업이기 때문이다. 한세엠케이는 예스24가 쌓아온 배송 시스템과 IT 기술을 적극 활용해 패션 업계에 적용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부품 사업이 당장 패션, 문화 사업과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불확실하지만, 이래AMS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장을 넓힐 방법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인 과제는 다양한 사업에서 균형 잡힌 매출과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지난해 한세예스24홀딩스 매출(2조7807억원)은 한세실업(1조7087억원)에 과도하게게 집중돼 있다. 사업별로 보면 한세실업의 의류 ODM 비중은 62%, 문화 콘텐츠는 27%, 브랜드 리테일은 11%며, 지주 영업이익의 88%도 한세실업이 차지했다. 한세예스24홀딩스는 자동차 부품 신사업이 포함되면, 내년 전체 매출의 9%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세예스24홀딩스 측은 "내년에는 고부가가치 패션 제품군을 확장하고 문화 및 교육 콘텐츠에 IT와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해 수익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2025년까지 수익성을 높이고 매출을 확대해 외형 성장을 이루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리 기자 yrlee@bloter.net
'Deal > M&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칸서스·와이어드 투자 받은 '메디파마플랜', 새 주인 찾는다 (0) | 2024.10.21 |
---|---|
'250억 투입' 뷰티로 손 뻗은 100살 하이트진로, 사업다각화 속도 (0) | 2024.10.21 |
'골프용품 제조사' 마제스티골프, 경영난에 투자유치 추진 (0) | 2024.10.18 |
'항공업 꿈' 대명소노그룹, 티웨이서 에어프레미아로 타깃 바꿀까 (0) | 2024.10.18 |
한화투자증권, 인도네시아 칩타다나증권 인수 완료 (0) | 2024.10.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