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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도법인, 상장 첫날 주가 하락…"중장기적으로 좋은 투자처"

Numbers_ 2024. 10. 2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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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도법인, 상장 첫날 주가 하락…"중장기적으로 좋은 투자처"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이 인도 현지 증시에 사상 최대 규모로 상장됐지만 거래 첫날 주가가 약 7% 이상 급락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인도법인의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과 인도 자동차 시장 성장 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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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이 인도 현지 증시에 사상 최대 규모로 상장됐지만 거래 첫날 주가가 약 7% 이상 급락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인도법인의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과 인도 자동차 시장 성장 둔화 때문에 상장 직후 주가가 하락했지만 중장기적 전망은 낙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 인도법인 상장식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인도국립증권거래소


뭄바이증권거래소(BSE)에 따르면 첫 거래일인 22일(현지시간) 현대차 인도법인 주가는 공모가인 1960루피에서 7.19% 하락한 1819루피로 마감했다. 

앞서 현대차 인도법인은 보유 주식 가운데 17.5%에 해당되는 1억4219만주를 구주 매출로 처분했다. 주식 배정 청약 마감 결과 공모 주식 수의 2.39배의 청약이 몰렸다.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는 높지 않았지만 기관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 밴드 최상단인 1960루피로 책정돼서 인도 증시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 규모인 2785억6000만루피를 조달했다. 기업가치는 190억달러로 평가받았다. 

딜로직에 따르면 현대차를 포함해 인도 10대 IPO 중 7개가 거래 첫날 주가가 5~27% 수준으로 하락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현대차 인도법인의 거래 첫날 급락 이유에 대해 높은 밸류에이션, 단기적인 자동차 판매 약세와 한국 본사에 지불하는 로열티 비율 증가를 꼽는다. 

현대차는 인도 시장에서 15%를 차지해 점유율 기준 2위 자동차업체다. 1위인 마루티스즈키의 점유율은 43%다. 현대차 시장가치는 인도 자동차 시장 1위인 마루티스즈키의 450억달러보다 훨씬 낮다. 그러나 주가수익비율(PER)은 3월 마무리된 회계연도 기준으로 약 26배로 마루티스즈키의 29배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또 인도 자동차 시장은 지난 2년 동안 판매 호조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고질적인 인플레이션 지속으로 고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 자동차 업체 주가는 최근 몇 주 동안 약세를 보여왔다. 4~9월 인도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했고 현대차 판매량은 2.6% 감소했다.  

다만 타룬 가그 현대차 인도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의 둔화세가 계절적인 요인 때문이며 업계가 다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로열티 비율이 2.5%에서 3.5%로 인상된 것이 “시장 벤치마크와 일치한다”고 주장해 이와 관련된 우려를 일축했다. 

인도 케리왈리서치의 아룬 케리왈 창업자는 “현대차의 발행가가 상당히 높게 책정됐고 이것이 상장에 부담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게다가 지금까지의 거래량은 기관 투자자들이 주도한 것으로 현대차 규모의 IPO 치고 다소 저조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웰스밀스증권의 크란티 바티니 주식전략책임자는 CNBC에 “청약이 모두 완료됐고 IPO 가격도 완전히 반영됐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달려들 만한 요인이 남아있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회사의 펀더멘털과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단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더 나은 투자처”라고 덧붙였다. 

바티니는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와 달리 현대차가 약 30년 동안 인도 시장에서 활동해왔고 인도 정책, 운전자와 소비자를 모두 잘 이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인도 시장에서 현대차의 포트폴리오가 “견고하다”고 진단했다.

현대차는 1996년 인도법인을 설립해 첸나이 공장에서 첫 모델인 상트로를 출시한 후 빠르게 성장해왔다. 특히 프리미엄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 강세를 보여왔다. 현대차 인도법인 매출은 지난 두 회계연도 동안 49% 성장했고 같은 기간 순이익은 두 배 증가했다. 또 현대차는 인도를 중동 지역 수출을 위한 생산 기지로 활용 중이다. 현대차 인도법인의 중동 지역 매출은 지난 두 회계연도 동안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최경미 기자 kmchoi@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