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vernance/주주행동주의

"美 행동주의 펀드, 삼성물산에 자본 배분 최적화 촉구"

Numbers 2023. 12. 14. 08:57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가 삼성물산에 명확한 자본 배분 계획을 도입할 것을 요구했다고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삼성)


블룸버그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화이트박스가 비공개 논의를 통해 삼성물산 주가가 순자산 가치 대비 약 68%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화이트박스는 삼성물산이 주주 수익률에 부합하는 경영진 보상 구조를 도입해서 가치 격차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화이트박스는 삼성물산의 주주환원 정책이 점점 커지는 가치 격차를 해소하는데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블룸버그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으며 화이트박스는 논평을 거부했다. 

화이트박스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출신인 사이먼 왁슬리가 이끄는 행동주의 펀드다. 지난 2017년부터 삼성물산에 투자해왔으며 현재는 약 1억달러 규모의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화이트박스 외에도 최근 외국 행동주의 펀드가 삼성물산의 자본 배분 최적화와 주주환원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달 영국계 자산운용사 시티 오브 런던 인베스트먼트는 주당 배당금을 4500원으로 늘리고 내년까지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할 것을 요구했다. 

이달 초 또 다른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인 팰리서 캐피탈은 삼성물산이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라고 표현하며 자본 배분 최적화와 주주환원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팰리서 캐피탈의 제임스 스미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엘리엇 매니지먼트 출신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반대를 주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해 이러한 계획이 주주 이익이 반한다면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당시 엘리엇은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하고 있었다. 

합병 승인 이후 엘리엇은 한국 정부가 승인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 손해를 봤다며 국제투자분쟁(ISDS)을 제기했다. 지난 6월 국제 상설중재재판소(PCA)는 정부가 엘리엇에 5360만달러(약 690억원)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정했다. 

화이트박스는 지난 2020년 LG그룹이 신규 지주회사를 통해 계열분리에 나서자 이에 반대하기도 했다. 당시 화이트박스가 소유한 LG그룹 지분은 1%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화이트박스는 LG그룹이 “가족의 승계 문제 해결을 위해 주주의 이익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계획은 최대주주의 지지를 받아 최종 승인됐다. 

 

최경미 기자 kmchoi@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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