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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화이트박스, 삼성물산 '자사주매입·배당 확대' 요구

Numbers_ 2023. 12. 15. 15:31

미국 헤지펀드 화이트박스(Whitebox Advisors LLC)가 삼성물산에게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내용의 주주서한을 전달했다. 화이트박스는 삼성물산 지분을 0.5%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화이트박스는 현재 삼성물산 주가가 내재가치 대비 과도하게 할인돼 거래되고 있다고 봤다. 삼성물산의 주요 계열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웰스토리 등의 기업가치가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화이트박스의 핵심 요구 사항은 삼성물산이 사업에서 발생한 현금을 활용해 자사주를 매입하고 배당금을 확대하라는 것이다.

화이트박스는 지난 5년간 삼성물산의 배당을 포함한 총주주수익률(TRS)이 -6.7%였다고 주장한다. 같은 기간 삼성물산 영업이익 연평균 성장률은 23%였지만, 해당 성과는 소액주주에게 배분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화이트박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전자 등 계열사 및 관계사의 주가 상승도 삼성물산 가치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화이트박스는 올해 2월 삼성물산이 발표한 3개년 주주환원 정책에도 할인 거래 해소 방안이 담기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삼성물산은 2월 보유 자사주 소각, 관계사 배당수익의 60~70% 수준의 환원 등의 내용을 담아 정책으로 발표했다.

화이트박스는 자사주 매입 없이 소각만으론 주주가치를 끌어올리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또 관계사인 삼성전자의 배당 수익만을 배당금 재원으로 활용하는 정책도 재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화이트박스는 삼성물산 주주는 삼성전자의 영업성과와 배당정책에만 의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물산의 본업인 상사, 건설 부문에서 발생하는 순이익과 핵심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 가치 상승분을 나누는 일에선 소액주주가 빠져있다는 입장이다. 화이트박스가 삼성물산에 투자한 5년간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각각 34%, 84% 상승했다.

화이트박스는 이는 진정한 의미의 주주환원이 아니며, 삼성물산의 전 계열사의 현금 흐름을 고려해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주주환원 정책 개선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화이트박스는 삼성물산이 명확한 자본 배분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물산이 5년간 5000억원 가까운 돈을 자본적지출에 활용한 반면, 자본수익률은 평균 4.2%에 그쳤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과 배당에 투입하는 비용을 늘리는 편이 소액주주에겐 효용이 더 크다는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화이트박스는 삼성물산의 경영진 보상이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들이 주목한 건 삼성물산의 퇴직 임원에게 제공된 보수다. 화이트박스는 최치훈, 이영호 전 삼성물산 사장이 2022년 70억원 넘는 보수를 수령해갔다는 점을 지적했다. 과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으로 인해 주주가치 훼손을 주도한 이들에게 과도한 수준의 보수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화이트박스는 해당 서한에 대한 답변을 이달 8일까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물산 측이 해당 서한에 대해 답했는지 여부는 파악되지 않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재 해당 내용에 대해 파악 중이다"고 말했다.

화이트박스는 권고사항에 대해 의미있는 답변을 받지 못한다면 타 주주들과 함께 해당 견해를 공유할 계획이란 입장이다. 주요 투자사들과 연합을 이뤄 삼성물산을 압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화이트박스는 주로 내재가치 대비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지주사를 발굴, 투자하는 운용사다. 화이트박스가 처음 삼성물산에 투자한 시점은 2017년이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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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화이트박스, 삼성물산 '자사주매입·배당 확대' 요구

미국 헤지펀드 화이트박스(Whitebox Advisors LLC)가 삼성물산에게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내용의 주주서한을 전달했다. 화이트박스는 삼성물산 지분을 0.5%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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