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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유증 키노트] '주가폭등' 선례 따른 30% 주식 바겐세일

Numbers 2024. 11. 1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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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유증 키노트] '주가폭등' 선례 따른 30% 주식 바겐세일

고려아연 유상증자 관련해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내용을 핵심만 짚어 소개합니다.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직후 기습 발표한 유상증자 관련해 시장이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예상 발행가액 67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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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유상증자 관련해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내용을 핵심만 짚어 소개합니다.

 

/그래픽=박진화 기자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직후 기습 발표한 유상증자 관련해 시장이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예상 발행가액 67만원'이다. 증자 발표 당일 고려아연 주가가 100만원을 훌쩍 넘으면서 시장은 크게 발끈했다. 고려아연 측은 "청약일 전후 주가를 기준으로 가격이 정해진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향후 주가 흐름과 관계없이 발행가액은 시세 대비 저렴한 것이 맞다. '할인율 30%' 요건 때문이다. 


100만원대에 매입한 개미 손해  


고려아연의 신주 발행가액은 증자를 결의한 이사회 전날(29일)을 기점으로 5거래일 전(22일)부터 3거래일 전(24일)까지 거래량과 거래대금의 평균치를 산출한 뒤 여기서 또 30%를  할인한 최종값이다. 기준주가 95만6116원에서 30%를 할인해 67만원을 도출했다. 

그러나 67만원은 잠정치일 뿐 청약할 때 재산정된 가격이 확정가다. 주당 67만원에 신주가 발행되는 것이 아닌데도 시장이 뿔난 이유는 어차피 세일가에 유통되기 때문이다. 

증권의 발행 및 공시등에 관한 규정에는 일반공모 유상증자의 경우 30% 이내에서 할인율을 정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신주 바겐세일이 규정에 어긋난 것은 아니다.

과거 일반공모 유상증자 사례를 보면 동양이 2005년 할인없는 일반공모 증자를 단행한 것을 제외하고 모든 기업이 책정했다. 할인율은 대부분 20~30% 수준이었다. 고려아연 역시 시세 보다 낮게 신주를 발행하기 위해 선례를 참고했을 가능성이 높다. 고려아연과 닮은 꼴로 언급된 현대엘리베이터 역시 2003년 기준가 대비 30% 할인해 신주를 발행했다. 

이례적인 경우가 아닌데도 시장의 반감을 산 것은 고려아연의 근래 주가가 비상식적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경영권을 노리고 공개매수에 들어간 직후부터 지금까지 주가가 상승 곡선을 타 100만원을 뛰어넘었다. 증권가에서도 적정 가치를 매기지 못해 목표주가를 수정하지 않고 있다.

고려아연이 공개매수를 종료한 10월 23일 87만6000원에서 이사회를 결의한 10월 30일 108만1000원으로 23% 상승했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는 6563억원 규모의 고려아연 주식을 매수했다. 순매수 규모로 따지면 기관(1516억원)이 강세였지만 매수 규모로만 보면 개인투자자가 압도적이다. 100만원에 장내 매입한 소액주주 입장에서 저가 신주 발행은 반감이 클 수밖에 없다. 

2003년 현대엘리베이터 역시 증자를 결정한 당시 KCC와 경영권 분쟁으로 2만원대인 주가가 8만원대로 치솟기도 했다. 현대엘리베이터처럼 고려아연도 주주가치 희석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규정에 맞게 정한거라 회사가 자발적으로 할인율 수치를 정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례를 참고했을 것으로 추정되나 최근 주가 추이를 보면 시장이 놀랄만 한 수준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고려아연 증권신고서 내용 중 발췌./자료 제공=고려아연

 

할인율 흥행 요소…보호예수 해제 주의


신주 규모는 현재 고려아연 유통 주식수(자사주 제외)의 약 20% 수준이다. 우리사주 우선 배정 물량을 제외한 298만6120주를 일반 주주 대상으로 모집한다. 만약 증자가 시행된다면 시장의 우려와 별개로 흥행 가능성은 크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실제 2013년 현대엘리베이터는 신주 160만주를 일반주주 대상으로 공모했다. 청약 결과 일반주주는 목표 수량 128만주를 초과한 259만9370주가 공모에 응했다. 당시 언론 등은 '25% 할인율'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신주 상장 직후 주가 하락 가능성도 크다. 우리사주조합의 경우 신주 취득 후 1년간 시장에 팔 수 없지만 일반주주는 보호예수 의무가 없다. 신주를 시세 보다 낮게 매입해 곧바로 매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잠재적 출회 물량은 모집 예정 주식수의 80%에 해당하는 298만6120주다. 과거 현대엘리베이터도 신주 상장 다음날 주가가 신주 가격을 밑돌았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