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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의 3분기 계약자산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현금흐름이 악화됐다. 미청구공사인 계약자산의 특성상 당장의 운전자금 부담이 커졌고 한화오션은 차입금을 확대하며 이에 대응했다. 다만 저가형 선박 비중이 줄고 계약자산에 포함된 굵직한 공정이 완공 단계에 접어들면서 4분기와 2025년부터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한화오션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한화오션의 3분기 연결기준 계약자산은 4조4069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75.0% 증가했다. 전 분기 대비로도 5.6% 늘었다.
계약자산은 고객에게 재화나 용역을 이전하고 고객에게서 대가를 받을 권리다. 조선업은 대부분 헤비 테일(Heavy Tail) 수주 방식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 방식은 초기에 받는 대금 지급이 적고 공정이 완공된 이후에 50% 이상의 대금을 받으면서 매출로 인식한다. 그 전까지 계약자산은 회계상 마이너스 현금흐름으로 반영된다.
조선업은 선박 완공에 따라 수익을 인식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계약자산과 계약부채의 추세를 분석하는 것이 업황 이해에 중요하다. 계약부채는 선수금의 넓은 개념으로 공사가 완공되기 전에 대금을 받는 것이다. 계약부채가 증가하면 현금흐름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한화오션의 최근 수년간 계약자산과 계약부채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까지는 계약자산의 규모가 계약부채보다 컸다. 당시에는 조선업 불황으로 인해 계약조건이 좋지 않아 미리 받은 돈보다 쌓인 계약자산이 많았다. 이에 따라 현금흐름도 악화됐다.
2020년부터는 선가 상승과 이에 따른 수주 조건 개선으로 계약부채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2022년에는 계약부채 금액이 계약자산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3분기에도 전년보다 늘었으며 여기에 수주 호황이 이어지면서 계약자산과 계약부채가 4조원대로 비슷한 규모를 보였다.
호황기 한화오션의 수주잔고도 늘었다. 올해 3분기 한화오션의 수주잔고는 27조2888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6.3% 증가했다. 2020년 8조6405억원이었던 수주잔고는 연평균 10조원 가량의 신규 수주가 이어지면서 27조원대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재고자산 회전율은 1.0배에서 3.7배까지 상승했다.
기존 저가형 수주잔고의 건전화도 진행중이다. 한국기업평가는 2024년 9월 말 한화오션 수주잔고의 30% 가량이 2021년까지 계약된 저가 물량으로 추정되지만 외주비 인상과 공정 효율화 투자, 정부 지원방안 등을 통해 인력 소요에 대응하면서 저가 물량들을 순차적으로 축소해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3분기 현금 유입 부족으로 인해 한화오션의 재무지표는 악화됐다. 3분기 부채총계는 전분기 대비 2.5% 증가한 12조1862억원이며, 총차입금은 14.5% 증가한 4조8885억원이다. 이에 따라 순차입금은 전분기 대비 60.7% 증가한 3조8512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계약자산으로 잡힌 굵직한 LNG 선박 건조 계약들이 완공 단계에 접어들면서 4분기와 2025년부터는 본격적인 수익 성장세가 기대된다. 또 빠른 납기가 가능한 컨테이너선, VLAC, VLCC 등 다수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신용인 한화오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0월 29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24년 헤비 테일 공사의 건조 물량 증가에 따른 운전자본 증가가 (부채 증가의) 요인이었다”며 “헤비테일 공사의 특성상 원가의 투입과 수금 간 시차로 인해 일시적 자금 과부족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5년부터는 LNG선 인도 척수 증가로 인한 자금 수지 개선으로 차입금 규모는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3분기 부채 비율은 291.9%로 소폭 증가하였으나 조선업계 평균 수준으로서 여전히 건전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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