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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의 재무 구조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전체 순차입금이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10조원 가까이 줄었다. 올해 초부터 추진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운영 개선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그룹은 최근 최태원 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요 계열사 CEO 등 최고경영진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4 CEO 세미나'를 열고 그간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성과를 점검했다.
그간 SK그룹은 '무분별한 투자로 외형만 키운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말 기준 SK그룹의 전체 계열사 숫자는 219개에 달했다. 삼성(63개)과 현대차(70개)와 비교해 지나치게 많은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SK그룹은 중복 투자를 정리하고 사업 영역이 겹치는 계열사들을 통합하거나 매각하는 작업을 추진했다.
성장성이 높지만 당장 자금난에 허덕이는 회사와 현금 창출력이 우수한 회사를 결합해 자금을 수혈하는 방식으로 재무 구조를 개선했다. 에너지 계열사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이 대표 사례다.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SK E&S와 합병을 통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구축할 기반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시너지 창출 가속화를 통해 주주환원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의 합병을 마무리한 데 이어, 내년 2월에는 SK엔텀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다. 이들 합병은 SK온이 자금난을 해소하고 기업공개(IPO)를 차질 없이 추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룹 내 최고의사결정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와 지주사인 ㈜SK 간 중복투자 문제도 해결되고 있다. SK그룹은 그동안 SK수펙스와 ㈜SK로 분산된 투자 관리 기능을 SK㈜로 이관하는 구상을 내세웠다. SK수펙스는 투자 업무를 줄이는 대신 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등 역할에 집중하기로 했다. 여기에 현금을 창출하기 위한 비주류 자회사 매각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현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와 SK엔펄스 지분 매각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리밸런싱 성과는 1년도 채 되지 않아 나타났다. 올해 3월 말 85조5000억원에 육박하던 SK그룹 순차입금은 6월 말 81조8000억원, 9월 말 76조2000억원 등 빠른 감소 추이를 보였다. 지난해 말 기준 219개였던 계열사 수도 올해 연말까지 100여곳 대로 줄일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과거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매크로(거시) 환경 변화를 잘 보고, 사별 특성에 맞게 사업환경 예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운영개선' 달성도를 정량화 및 측정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fro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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