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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벤처투자 시장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투자사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대한 우려는 커질 전망이다. 상장 첫날 급락하는 새내기주가 늘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어렵게 상장에 성공하더라도 국내 주식시장에 불어닥친 한파로 투심이 위축되면서 주가 상승과 이를 통한 엑시트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국내 벤처투자 시장은 그간 침체기에서 벗어나 점차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 14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발표한 ‘2024년 3분기 국내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국내 벤처투자는 8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세계 벤처투자 규모가 18.6%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펀드 결성 규모는 총 8조2000억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서는 4.1% 감소했다. 하지만 1분기 2조5000억원에서 2분기 연속 펀드결성액이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벤처투자는 안정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IPO를 미루는 기업이 늘면서 투자금의 회수 통로는 막히는 모습이다. 지난 한 달 동안 공모절차를 진행하다가 상장을 철회한 기업은 케이뱅크, 동방메디컬, 미트박스글로벌, 씨케이솔루션 등 4곳에 달한다. 조단위 ‘IPO 대어’로 꼽혔던 SGI서울보증보험도 증권신고서 제출을 내년으로 미뤘다.
기업들이 상장을 미루는 이유는 앞서 상장한 새내기주들이 상장 당일 줄줄이 급락하면서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12개 기업 중 더본코리아를 제외한 11개의 주가가 상장 당일 공모가를 밑돌며 장을 마쳤다.
대표적으로 이달 1일 상장한 에어럭스는 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38% 하락했다. 노머스는 35%, 닷밀 34%, 에어레인 30% 하락했으며 이외 다른 새내기주 역시 12%~27%대 하락폭을 보였다. 이와 같은 현상이 IPO 후발주자들의 수요예측 부진으로 이어지자 적정한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커졌고 상장을 미루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이처럼 상장 철회 결정이 늘자 재무적 투자자(FI)의 엑시트 전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벤처캐피탈(VC)들의 회수유형 중 IPO는 전체는 35~4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IPO 시장 한파가 지속될 경우 엑시트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상장에 성공하더라도 투심 위축으로 주가가 떨어지면 유의미한 수익을 내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VC들이 보유한 기업 지분은 상장 후 1~3개월에 이르는 보호예수 기간이 설정됐다. 지금처럼 공모주 열기가 꺼진 상황에서는 회수 시점을 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일 주가가 급락한 후 회복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있어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도 쉽사리 회수를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펀드 만기가 남아있을 경우 기업의 성장세를 기다리며 회수 시점을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또 "IPO시장의 경우 연초에는 과열됐다가 연말에 식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같은 흐름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주식시장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내년에 다시 투심이 회복될 것인지 알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김가영 기자 kimgoin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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