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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적자 전환한 호텔신라가 럭셔리 대신 가성비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비즈니스 호텔 체인 신라스테이를 확대하고, 야심작인 '신라모노그램'을 국내에 론칭하며 호텔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면세점의 부진으로 성적이 악화한 가운데 호텔신라가 가성비 호텔로 실적을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호텔신라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달 10일 신라스테이 전주점을 오픈한다. 신라스테이는 '신라'가 가진 프리미엄 이미지를 합리적인 가격에 누릴 수 있는 비즈니스 호텔 체인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의 야심작으로 2013년 시작해 꾸준히 수를 늘려왔다. 업황이 안좋았던 팬데믹 시기에도 2020년 삼성점, 2021년 서부산점 등 출점을 지속하며 현재 16개 지점까지 확대했다.
비즈니스 호텔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신라스테이 플러스도 올해 처음으로 선보였다. 신라스테이 플러스는 '레저형 호텔'이 콘셉트로 레저용 부대시설, 아웃도어 풀, 풀사이드 바 등 휴양과 레저 부분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올해 5월 제주에 첫 신라스테이 플러스 호텔인 이호테우점을 오픈했다.
해외서만 운영하던 '신라모노그램'도 국내에 개관하며 확장에 속도를 낸다. 신라모노그램은 호텔신라의 최고급 브랜드 '더 신라'와 신라스테이의 중간 단계인 '업퍼업스케일' 등급의 호텔이다. 신라모노그램은 2020년 6월 베트남 다낭에 처음 개장했다. 국내서는 강원도 강릉에 내년 3월 개관한 후 대구, 남해, 부산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해외서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 해외 10개국에 진출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호텔신라는 악화된 실적을 개선할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호텔신라는 올해 3분기에 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연결 기준 매출은 1조 1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170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도 233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면세 부문의 부진이다. 3분기 기준으로 면세 부문은 호텔신라 매출의 83%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매출액은 84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 하락했고, 영업적자는 38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증권업계의 예상치보다도 훨씬 못미친 결과다. 앞서 증권업계는 3분기 호텔 신라의 면세 부문이 영업이익 15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의 수요가 예상보다도 더 줄어들은데다 임차료 부담 증가, 성수기 수요 대응을 위한 프로모션 확대 등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호텔신라는 면세 부문 대신 호텔·레저 부문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호텔신라의 매출에서 호텔·레저 부문의 비중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9년 3분기에 이 부문 비중은 9.4%에서 올해 같은 분기 16.9%까지 커졌다.
특히, 신라스테이는 이 부문에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팬데믹 시기에도 신라스테이는 외형과 수익성 모두 꾸준히 성장했다. 매출은 △2021년 965억원 △2022년 1302억원 △2023년 1492억원으로 꾸준히 확대됐고, 영업이익도 △2021년 55억원 △2022년 204억원 △2023년 281억원으로 커졌다.
또한 신라스테이와 신라모노그램이 모두 위탁운영방식이라는 점에서도 수익성 확보에도 용이하다. 위탁운영 방식은 비용 부담이 적고 로열티를 받는 구조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라스테이와 신라모노그램 모두 호텔신라가 위탁운영하고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호텔신라가 호텔사업 강화만으로는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호텔신라는 면세업의 비중이 압도적이라 면세 업황이 정상화되지 않는 한, 호텔 사업만으로는 이전 수준의 실적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재윤 기자 kwo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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