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생보사 곳간 점검] 한화생명, '신계약·듀레이션' 중점관리…"올해 말 K-ICS 175%"

Numbers_ 2024. 12. 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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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곳간 점검] 한화생명, '신계약·듀레이션' 중점관리…"올해 말 K-ICS 175%"

자본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진 생명보험 업계를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살펴봅니다.한화생명이 안정적인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 유지를 위한 과제로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 확대와 자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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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진 생명보험 업계를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살펴봅니다.

 


한화생명이 안정적인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 유지를 위한 과제로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 확대와 자산·부채 듀레이션 갭 축소를 꼽았다. 올해 3분기 들어 K-ICS 비율이 반등하는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금융당국의 권고치에 근접한 160%대에 머문 점을 의식한 행보다.

※듀레이션=금리에 대한 민감도를 의미하며, 시장금리가 변할 때 자산과 부채의 가치가 얼마나 변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듀레이션 갭이 커지면 금리 변동 시 순자산가치가 하락할 위험이 커지게 된다.

29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올 3분기 말 기준 잠정 K-ICS 비율은 164.5%로 직전분기 대비 1.7%p 증가했다. 그러나 꾸준히 180%대를 유지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 한화생명이 '올해 말까지 175% 이상'이라는 기준점을 제시한 것도 지난해의 수치를 고려한 일로 볼 수 있다.

한화생명 K-ICS 비율 추이 /자료=한화생명 정기공시자료와 금융감독원 취합


한화생명은 지난해 1분기 이후 가용자본을 20조원 내외로 거의 일정하게 관리해왔다. 그러나 같은 기간 요구자본이 11조원대에서 12조원대로 늘면서 K-ICS 비율 감소 폭을 키웠다. 가용자본의 변동이 크지 않은 것은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이익잉여금을 많이 확보한 덕분이다.

다른 보험사와 마찬가지로 한화생명도 금리인하의 영향으로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급격히 줄었다. 심지어 직전분기에는 적자로 전환했으며 3분기에는 그 폭을 키워 1조원 이상의 적자가 쌓였다. 하지만 이익잉여금이 전년동기 대비 약 5000억원 이상 늘어 이를 상쇄했다. 한화생명의 이익잉여금 규모는 6조7638억원으로 신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분기 말 기준 가장 많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K-ICS 비율에서 자본으로 인정되는 신계약 CSM 유입 확대를 위해 경쟁력있는 보험상품을 출시하며 매출 확대에 나설 것"이라며 "가용자본을 늘리기 위해 4000억~8000억원 범위에서 자본성증권 발행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요구자본을 축소하기 위해 선도국채 매입(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일정 기간 이후 국채 매수를 약정하는 장외파생상품)과 중장기 채권 매입으로 금리위험액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이승주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선도채권 매입은 현물채권 매입과 달리 매입 시점에 현금을 지출할 필요가 없어 재투자에 따른 금리위험을 헤징하고 우량채권 수익률을 제고하는 역할을 한다"며 "미래 시점의 채권 매입가격을 현재에 확정함으로써 듀레이션 조건 충족과 수익극대화를 동시에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위험액은 요구자본의 구성요소인 시장위험액을 구성하는 세부 지표다. 한화생명의 이 같은 관리로 시장위험액 증가를 최대한 억제했다. 지난 1년 동안 한화생명의 시장위험액은 약 3000억원 늘어 같은 기간 약 5조원 증가한 삼성생명과 대비된다.

한화생명의 요구자본 및 가용자본 중 주요 세부 지표 추이 /자료=한화생명 정기공시자료 취합


또 자산·부채 듀레이션 갭을 줄여 금리변동의 영향을 최소화했다. 지난해 3분기 한화생명의 듀레이션 갭은 1.62년으로 가장 길었으나, 부채 듀레이션 기간을 꾸준히 늘려 올 3분기에는 0.37년까지 낮췄다. 한화생명 측은 "제도 변화에 선제 대응해 적정 듀레이션 갭을 유지하는 한편, 급격한 시장금리 변화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생명은 앞으로 K-ICS 비율 관리를 위해 보험개혁회의의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가정 변경 및 금감원의 부채할인율 강화에 따른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또 요구자본 축소 방안으로 재보험 출재(재보험사에 보험 가입)를 추진해 보험 리스크를 축소하고 투자 위험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박준한 기자 bigstar102@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