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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C]삼성전기 ‘미래‘ 찾는 장덕현 사장, 신사업 성과 ‘숙제’

Numbers_ 2024. 12. 1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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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C]삼성전기 ‘미래‘ 찾는 장덕현 사장, 신사업 성과 ‘숙제’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계열사 수장 대부분이 물갈이되는 가운데도 자리를 지키며 내년에 대표이사 취임 5년 차를 맞게 됐다. 경기침체와 정보기술(IT) 수요 둔화로 실적은 부진했지만, 인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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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기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계열사 수장 대부분이 물갈이되는 가운데도 자리를 지키며 내년에 대표이사 취임 5년 차를 맞게 됐다. 경기침체와 정보기술(IT) 수요 둔화로 실적은 부진했지만, 인공지능(AI)과 전장(자동차 전자부품) 등 성장 분야 중심의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는 그간 미래 먹거리로 개발해온 신규 제품을 내년부터 양산한다. 장 사장은 신사업의 안정적인 사업화를 이끄는 동시에 체질개선 효과를 실적으로 증명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12월부터 삼성전기를 이끌어온 장 사장은 올해 정기 사장단인사에서 유임이 확정됐다. 내년 3월로 예정된 사내이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삼성전자 복귀설이 돌기도 했지만, 삼성전기의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이어가게 됐다. 모회사인 삼성전자가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계열사인 삼성SDI·삼성SDS·삼성디스플레이의 대표이사가 바뀌는 가운데도 그의 거취에는 변화가 없었다.

1964년생인 장 사장은 경력 대부분을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에서 보냈다. 메모리사업부에서 컨트롤러와 낸드플래시, 솔루션 개발을 담당하다 2015년부터 시스템반도체 설계를 전담하는 시스템LSI사업부에서 시스템온칩(SoC) 개발을 주도했다. 삼성전기로 이동하기 직전에는 센서사업팀장으로 스마트폰 카메라에 장착되는 초소형 이미지센서 사업을 담당했다.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를 두루 경험한 반도체전문가다.

장 사장은 삼성전기 수장에 오른 뒤 기존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이뤄진 고객군을 다변화하고 전장과 서버 등 새로운 응용 시장을 발굴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 장 사장이 취임한  2021년 말을 전후로 삼성전기는 비주력사업을 정리하고 반도체 패키지기판을 비롯한 미래 먹거리에 과감한 투자를 시작했다. 2021년 10월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 사업을 정리한 데 이어 두 달 뒤인 12월에는 통신모듈사업 일부를 한화솔루션에 매각했다.

고부가가치 중심의 체질개선을 위해 신사업 분야에 과감한 투자도 병행했다. 고성능 반도체에 주로 활용되는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국내외 사업장에 약 2조원을 투입했다.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매출의존도를 분산하고 데이터센터와 AI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시장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동시에 주력제품인 MLCC는 스마트폰에 이어 자동차와 서버 등 성장 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프로필 /그래픽=박진화 기자


하지만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스마트폰과 개인용컴퓨터(PC) 등 주요 완제품 수요가 줄어든 탓에 실적흐름은 다소 둔화했다. 삼성전기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021년 창사 이후 최대 기록을 달성한 뒤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특히 MLCC 업황이 크게 악화하고 PC용을 중심으로 FCBGA 공급과잉이 심화한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6% 감소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조8018억원, 620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8.3%, 영업이익은 13.5% 증가하며 반등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완제품 수요 회복이 더딘 가운데도 회사가 역량을 집중해온 전장과 서버, AI 관련 매출 확대가 회복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 사장은 삼성전기를 이끌며 시장환경 개선에 따른 실적반등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회사가 추진해온 신성장동력의 안정적인 사업화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 프로젝트의 핵심인 실리콘커패시터는 이르면 연내, 전장용 하이브리드 카메라렌즈는 내년 본격적으로 양산할 예정이다. 유리기판과 전고체전지, 수전해전지는 2026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전장과 AI 등 성장하는 시장을 개척하는 속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장 사장은 내년 전장용 제품으로 2조원 이상의 매출을 거두고, 비중을 2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지난 2년간 지속해온 체질개선의 효과를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2026년까지 FCBGA 사업에서 AI서버를 비롯해 네트워크와 자율주행자동차 등에 탑재되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키울 계획이다. AI 가속기용 FCBGA는 올 하반기 양산을 시작하며 사업화에 시동을 걸었다.

장 사장은 지난달 열린 삼성전기 창립 51주년 기념식에서 “사업역량을 고성장, 고수익 분야에 집중해 AI와 서버, 전장용 제품 매출을 확대할 것”이라며 “외부 환경 리스크에도 흔들림 없는 강건한 사업체질을 구축하자”고 당부했다.

이진솔 기자 jinsol@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