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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 율호가 최대주주 변경을 포함하는 유상증자 정정공시를 냈다. 최근 주가 하락 여파로 발행가액을 낮춘 가운데 일정을 미루고 투자자도 변경했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인 이엔플러스는 1년만에 최대주주를 넘기게 됐다. 하지만 함께 발행하는 전환사채(CB)의 전환 여부에 따라 또 다시 경영권이 교체될 여지를 남겼다.
1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율호는 지난 13일 유상증자 발행가액을 기존 1758원에서 1195원으로 낮추는 내용의 정정공시를 냈다. 유증 규모인 200억원은 그대로 유지했지만 발행가를 낮추면서 발행하는 신주도 1137만6564주에서 1673만6401주로 늘었다. 납입일도 당초 이달 말일 예정이었으나 내년 2월10일로 밀렸다.
유증의 관전 포인트는 자금 납입 이후 최대주주가 변경된다는 점이다. 율호의 최대주주인 이엔플러스는 지난해 11월 기존 최대주주인 태영이엔지홀딩스와 계약을 체결하고 경영권을 확보했다. 당시 312만6945주를 156억원에 인수하면서 이차전지 사업 부문에 수직계열화를 구축하는 시너지 강화 구상을 내놨다.
이엔플러스는 올 3분기 말 기준으로 869만4873주(지분율 12.58%)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인수 1년만에 유증을 통한 경영권 이전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유증은 9월부터 추진에 나섰지만 주가 하락으로 미뤄졌다. 율호의 주가는 유증을 처음 공시하던 9월 11일 종가 기준으로 1965원이었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12월16일 종가 1351원으로 31.2% 하락했다. 이에 발행가액을 낮추는 등 부담이 커졌다.
유증 투자자도 변경했다. 9월 첫 공시에서 3자배정 대상자가 루쏘인베스트먼트였지만 이번 공시에서는 씨에이치엘글로벌로 바뀌었다. 씨에이치엘글로벌이 납입을 마치면 자연스럽게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이엔플러스는 2대주주로 물러서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대주주의 향방은 섣불리 확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율호는 유증과 같은 시기에 12회차 CB 발행도 공시했다. 400억원 규모의 CB는 유증과 마찬가지로 일정이 연기됐고 납입일은 내년 2월10일로 변경됐다. 다만 주당 전환가액은 2003원을 유지했다.
발행을 앞둔 CB의 규모는 유증보다 크다. 전환가액에 따라 발행할 주식수는 1997만44주이며, 이는 씨에이치엘글로벌이 유증에 따라 가져가는 주식수보다 많다. 매도청구권(콜옵션)도 설정하지 않은 상태다. 전환청구기간은 2026년 2월10일부터인 만큼 아직 1년 이상의 여유 기간이 있지만 씨에이치엘글로벌이 남은 기간 동안 지분을 추가 확보하지 않을 경우 최대주주는 다시 변경될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여기에 이엔플러스가 그나마 보유하고 있는 율호 주식은 모두 담보로 잡혔다. 이는 이엔플러스가 발행한 25회차 CB의 사채원리금 미지급 발생에 대한 담보로 제공한 것이다. 채권자는 1순위가 초록원농업회사법인주식회사, 2순위가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다. 담보설정 금액은 각각 75억원(담보제공주식수 556만7928주), 130억원(담보제공주식수 312만6945) 규모다.
이엔플러스는 최근 수년째 적자가 이어지면서 재무적 부담이 커졌다. 3분기 말 연결기준 결손금은 2126억원에 달할 정도로 악화됐고 자회사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해 발행했던 전환사채(CB)의 전환청구 시기가 다가오면서 오버행(잠재적 대기 물량)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120억원 규모의 유증을 추진 중이나 2년 가까이 지연되고 있다.
윤필호 기자 nothin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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