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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이 투자했던 바이오텍의 지분 매각으로 투자 원금의 3배 가량 투자수익을 거뒀다. IPO 전 전략적으로 우량 바이오텍에 투자한 결과다.
보령이 9년간 보유해온 유력 R&D 지분을 매각한 데엔 매수자인 가은글로벌의 요구와 신사업 자금 확보라는 측면에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보령, 바이젠셀 지분 절반 매각 80억 확보
1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18일 가은글로벌과 바이젠셀 지분 218만8320주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 매각 가격은 79억8736억원이다. 총액의 5%인 계약금은 이날 지급을 완료했다. 잔금 납입일은 내년 1월23일이다.
거래가 완료되면 보령의 바이젠셀 지분은 22.72%에서 11.36%로 하락한다. 대신 가은글로벌은 11.37%를 확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거래 주식수는 보령이 보유한 지분 중 보호예수가 종료된 전체 물량이다. 보령은 2021년 바이젠셀의 코스닥 상장에 참여할 당시 지분 절반을 3년의 보호예수를 설정했다. 나머지 지분의 보호예수 기간은 4년이다.
주당 매각금액은 3650원으로 18일 종가 3260원 대비 높은 가격에 팔았다. 특히 주식 인수거래에 지표로 활용하는 거래 전 1개월 전 종가(2670원)와 비교하면 36.70% 높다. 이번 계약이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만큼 경영권 프리미엄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분 매각액은 보령이 투자했던 금액의 3배에 달하는 액수다. 보령은 2016년 전략적투자자(SI)로 27억5000만원을 투자하는 등 총 36억원을 바이젠셀에 투자했다. 이 중 15억원은 전환사채(CB)로 투자했으며 이듬해 전환권을 행사해 보통주를 확보, 자회사로 편입했다.
가은글로벌, 바이젠셀 활용…테라베스트 시너지 효과 노려
보령의 바이젠셀 지분 매각은 예정 수순이었다. 보령은 3년 보호예수 기간이 종료된 주식과 관련해 지분 매각작업을 해왔다. 다만 기존엔 경영권 유지를 위해 일부 물량만 매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초 계획과 달리 경영권이 포함된 지분을 매각한 데엔 매수자인 가은글로벌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가은글로벌은 제약연구회사 및 제조회사에 대한 투자를 전업으로 하는 회사다. 현재 비상장사인 테라베스트(THERA BEST)의 최대주주다. 2012년 12월 설립한 테라베스트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CS)를 기반으로 한 NK면역세포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적응증은 아토피와 간경화, 비소세포암, 알츠하이머, 고형암, 림프종양 등이다.
바이젠셀 역시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텍이다. 특히 바이티어(ViTier)와 바이메디어(ViMedier), 바이레인저(ViRanger) 등의 면역세포치료 플랫폼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플랫폼 기술은 초기 물질 탐색부터 개발 등에 필요한 시스템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령은 앞서 보호예수가 풀리는 때를 전후해 지분 매각을 타진해왔지만 전체 물량을 매각한 것은 의외"라며 "이는 테라베스트의 상장 이슈가 있는 가은글로벌의 의지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가은글로벌은 내년 보호예수가 풀리는 보령의 남은 지분도 인수 확약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체 딜이 마무리되면 보령은 바이젠셀 지분 인수 후 10년 만에 5배의 투자 수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오너 3세 김정균號, 신사업 위한 자금동력 필요
가은글로벌의 수요 외에도 신사업 투자를 추진하는 보령 입장에서도 바이젠셀 지분 매각은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보령은 최근 오너 3세인 김정균 대표 중심의 경영이 시작되면서 우주산업과 위탁개발생산(CDMO) 등 신사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실제 보령은 2022년 민간 우주기업인 엠시엄에 두 차례에 걸쳐 6000만 달러(778억원)를 출자했다. 올해 초엔 액시엄과 합작한 블렉스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CDMO 사업을 위해 1750억원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증자 전액을 담당한 보령파트너스는 신주 인수를 위해 보령바이오파마를 매각했다.
보령 관계자는 "이번 바이젠셀 지분 매각은 보호예수 종료에 따른 절차"라며 "최대주주 지위에서는 물러나지만 바이젠셀과의 치료제 연구와 상업화 협업은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종료되는 바이젠셀의 나머지 지분 매각에 대해서는 "아직은 확답을 주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형석 기자 khs84041@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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