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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대어' 오름테라퓨틱, 시장한파·신약리스크에도 상장 강행한 이유는

Numbers_ 2024. 12. 2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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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대어' 오름테라퓨틱, 시장한파·신약리스크에도 상장 강행한 이유는

오름테라퓨틱이 몸값을 20% 낮춰 한 달 만에 상장을 재추진한다. 주식 시장이 여전히 불안하고 신약 부작용 이슈가 가시지 않았지만 상장예비심사 효력이 유지되는 기간 내에 기업공개(IPO)를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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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테라퓨틱 대전 사옥 전경/사진 제공=오름테라퓨틱


오름테라퓨틱이 몸값을 20% 낮춰 한 달 만에 상장을 재추진한다. 주식 시장이 여전히 불안하고 신약 부작용 이슈가 가시지 않았지만 상장예비심사 효력이 유지되는 기간 내에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다. 회사는 상장 후 대내외 리스크가 해소되면 적정한 기업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기존 공모가 20% 낮춰…유사기업 변경하고 할인율 올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름테라퓨틱은 지난 23일 금융위원회에 IPO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상장을 철회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오름테라퓨틱은 공모 희망가 범위를 2만4000~3만원으로 책정했다. 이전 3만~3만6000원 대비 약 20%가량 낮춘 셈이다. 오름테라퓨틱의 주식 평가가액은 8만6388원으로 이전(6만9595원)보다 상승했지만 주당 평가가액에 대한 할인율을 최대 56.89%에서 72.22%로 17%포인트가량 대폭 높이며 희망 공모가를 확정했다.

오름테라퓨틱은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하면서 유사기업에 JW중외제약을 제외한 한미약품·HK이노엔 등 2곳을 선정했다. 이에 따라 기존 PER 20.84배에서 19.26배로 낮춰 산출했다.

공모 주식 수량도 줄였다. 당초 오름테라퓨틱은 총 300만주를 전량 신주로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이번에 공모 주식 수를 250만주로 줄였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도 희망 공모가 하단 기준 5023억원으로 약 1000억원 줄어들었다. 

오름테라퓨틱은 내년 1월 17일부터 23일까지 5일 동안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후 2월 3일 공모가를 확정한 뒤 같은 달 4~5일 이틀간 일반청약을 실시한다. 변동이 없으면 내년 2월 중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 상장 성공 사례 활용…항암제 연구도 지속

 

오름테라퓨틱이 몸값을 낮추면서까지 상장을 강행한 이유는 이미 IPO 프로세스가 가동된 상황에서 원천 중단보다는 추진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회사는 지난 9월27일 신규상장 예비심사를 승인받았다. 상장예비심사 효력이 유지되는 기간은 6개월로 내년 3월 내에 상장해야 한다.

실제 지난 19일 상장한 신약개발 기업 온코닉테라퓨틱스는 공모가를 1만3000원 확정하며 당초 희망 공모가 밴드(1만6000~1만8000원) 하단보다 3000원 낮춰 상장예비심사 효력 내에 상장을 추진했다. 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30% 이상 오르며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상장 후 항암제 후보물질 ‘ORM-5029’ 개발 관련 리스크가 해소되면 정확한 기업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상장 재추진에 한몫했다.

ORM-5029는 HER2 표적 유방암 신약후보물질로 임상에 진입한 유일한 회사 파이프라인이다. 그러나 지난달 5일 ORM-5029가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던 중 참가자 1명에서 중대한 이상사례(SAE)가 발견되며 연구에 차질이 생겼다. 오름테라퓨틱은 안전성에 대한 종합 평가가 완료되고 위험 완화 계획이 수립될 때까지 신규 환자 등록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상황이다.

다만 오름테라퓨틱은 현재 신규 환자 모집만 중단했을 뿐, 임상 환자에 대한 연구는 주치의의 동의 하에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리스크만 타개한다면 곧바로 임상 절차를 밟을 수 있다.

 

RCPS 보유했던 기관투자자들 상장 요구 있었나


일각에선 과거 기관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던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엑시트 시점에 대한 논의가 있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RCPS란 Redeemable Convertible Preferred Stock의 약자다.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에선 RCPS를 자본으로 평가한다. 반면 상장사 혹은 상장을 앞둔 기업이 적용하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은 실질을 따져 RCPS를 부채로 보는 시각이 짙다. 이 때문에 한국거래소는 상장 시 보유하고 있던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오름테라퓨틱 주주구성/ 자료 제공=금융감독원 공시

 
오름테라퓨틱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11차례에 걸쳐 RCPS를 발행했다. 해당 주식은 상당수 기관투자자들이 보유해왔다. 하지만 상장준비절차에 들어가면서 해당 주식은 모두 보통주로 전환했다. 오름테라퓨틱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1716억원에 달하던 RCPS 관련 부채는 지난 9월 말 기준 0원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 준비기간 대부분의 기업은 기존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이 과정에서 체결한 계약에서 상장 이후 엑시트 조항 등이 담겨있을 가능성도 있다"며 "오름테라퓨틱이 상장철회를 선언한 지 한 달 만에 재추진하려는 이유에도 이 같은 조항에 따른 것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상장 재추진에 대해 오름테라퓨틱 관계자는 "최근 확인한 수요예측 결과 및 주식시장 분위기를 반영해 대표주관회사인 한국투자증권과 협의해 확정공모가액을 조정했다"며 "한 단계씩 성장하며 실적으로 증명하는 혁신신약 개발 회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름테라퓨틱은 중대한 이상사례가 보고되자마자 바로 증권신고서에 관련 내용을 반영하고 안내했다"며 "앞으로도 시장 및 투자자와 투명하게 소통하는 바이오 기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상우 기자 1000tkdd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