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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PEF) 운용사와 투자은행(IB) 등 금융사, 회계법인, 로펌 등 자문사는 자본의 흐름과 국내 산업을 움직이는 시장 내 핵심 플레이어로 꼽힌다. 블로터·넘버스는 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올 한해 자본시장을 되짚어봤다.
IMM프라이빗에쿼티와 IMM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의 에코비트 인수가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의 베스트 딜로 꼽혔다.
<블로터>와 <넘버스>는 지난 17일부터 24일까지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 운용사(GP)와 출자자(LP), 투자 관련 자문사 등 자본시장 관계사 61여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에 응한 인원은 총 67명이다(시스템 오류로 인한 중복 응답 제거 등 유효 응답만 포함). 이들 응답자 가운데 23명은 2024년 PEF 운용사의 베스트 딜을 묻는 객관식 질의에 ‘IMM컨소시엄의 에코비트 인수건’을 꼽았다. 응답률은 34%다.
이 거래는 국내 토종 PEF 운용사인 IMM PE와 IMM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국내 1위 폐기물 처리 업체를 2조700억원에 인수한 건이다. 해당 딜은 국내 토종 PE인 IMM 컨소시엄이 칼라일, 케펠인프라스트럭처트러스트(케펠인프라), 거캐피탈파트너스 등 해외 유수의 PE를 제치고 거래 당사자로 선정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 칼라일은 세계 3대 PEF 운용사 중 한 곳으로, 운용자산(AUM)만 4470억달러(약 654조원)에 달한다. 케펠인프라는 AUM이 88억달러(약 12조원)에 육박한 싱가포르계 대형 인프라 투자사이며, 거캐피탈은 AUM이 약 50조원에 달하는 홍콩계 부동산 운용사다.
또한 사실상 2006년부터 별개의 법인이었던 IMM PE와 IMM인베는 지난 2014년 현대LNG 인수 이후 10년만의 협업을 단행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시장에서는 IMM PE의 자금력과, IMM인베스트먼트의 환경업체 경영 전문성 등 양사의 강점을 기반으로 협업한 점이 빛을 발했다고 평가했다.
에코비트 M&A는 태영그룹이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개시하면서 자구안으로 에코비트 매각을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국내 시공능력평가 16위인 태영건설은 지난해 만기 도래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면서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다. 재무적투자자(FI)였던 KKR도 공동 매각에 합의해 에코비트 공개매각 절차가 올해 진행됐다. 매각 주관은 UBS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맡았다.
에코비트 딜은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이 1조5000억원 규모의 매도자 인수금융(스테이플 파이낸싱)을 제공하는 등 공적자금이 일부 투입되는 거래였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외국계 펀드가 에코비트를 인수하게 될 경우 문제가 될 여지가 있으며, 국부 유출 등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나왔다.
이어 한앤컴퍼니의 SK스페셜티 인수 건이 14명(21%)으로부터 응답을 얻었다. 최근 한앤코는 SK㈜가 보유한 SK스페셜티 지분 85%를 2조70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번 딜은 한앤코가 SK그룹과 진행한 7번째 딜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앤코는 지난 2018년 SK디앤디부터 케이카, SK해운(이상 2018년), SK에코프라임(2020년), SK마이크로웍스(2022년), 솔믹스(2024년) 등에 투자해 SK그룹과 신뢰에 기반한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도 한앤코는 SK엔펄스의 CMP(웨이퍼 식각용 패드) 사업부문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제네시스PE의 KJ환경 매각(18%)이 뒤를 이었다. 제네시스PE는 2020년부터 순차적으로 국내 재활용 플랫폼 기업 KJ환경 등 17개사를 총 4000억~500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이후 지난 8월 제네시스PE는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 계열의 EQT파트너스에 해당 회사들을 일괄 매각했다. 거래 규모는 1조원 이상으로, 투자원금 대비 약 2배에 달하는 규모다. 해당 딜은 중형 PEF 운용사 격이었던 제네시스PE가 볼트온(동종업종 인수) 전략으로 1조원을 웃도는 랜드마크 딜을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2016년 설립된 제네시스PE는 누적 AUM 기준 1조원을 웃도는 중형 하우스로, 국내 환경·에너지 인프라 투자에 집중해 왔다.
MBK파트너스의 지오영 인수건은 16%로 총 11명의 응답을 얻었다. MBK는 올해 블랙스톤으로부터 국내 매출 1위 의약품 유통 업체 지오영을 약 2조원에 인수했다. 이 딜은 올해 첫 조 단위 빅딜이었다. 블랙스톤 입장에서는 5년 만에 2배 수익으로 자금을 회수한 건이다. 블랙스톤은 지난 2019년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지오영 지분을 1조1000억원으로 책정해 경영권 지분을 인수했었다.
이밖에도 모건스탠리PE의 MSS홀딩스 매각(4%)도 베스트 딜이었다는 답변도 나왔다. 이 딜은 모건스탠리PE가 인수 10년 만에 MSS홀딩스 매각에 성공해 의의가 있다. 인수 측은 인도네시아 제지회사인 아시아펄프앤드페이퍼 그룹(APP)으로, 인수 자문은 국내 증권사 KB증권이 맡았다. 이 딜은 KB증권이 기업간 거래의 자문을 시작한 이래 담당한 첫 크로스보더딜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국내 M&A 자문 시장은 회계법인과 외국계 IB가 국내 증권사에 비해 경쟁력 측면에서 절대적인 비교우위를 가졌다. 특히 크로스보더 딜의 경우에는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등 브랜드파워가 있는 외국계 IB가 독식하는 구조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총 61곳의 자본시장 관계자 67명이 참여했다. 투자은행(IB) 등 금융사와 기관투자가 등 LP는 17곳, 19명이었다. 설문에 참여한 LP는 BNK투자증권, IBK캐피탈, KB국민은행, KB증권, NH농협은행, 대신증권, 무림캐피탈, 메리츠증권, 부국증권, 삼성증권(2명), 새마을금고중앙회, 신한은행(2명), 신한캐피탈, 키움증권, 하나은행, 하나증권, 한국교직원공제회 등이다.
PEF 운용사 등 GP는 33곳의 관계자 34명이 응답했다. ATU파트너스, H&Q코리아, IBK기업은행(2명), IMM인베스트먼트, IMM프라이빗에쿼티, JC파트너스, KB증권, MBK파트너스, NH투자증권, SG프라이빗에쿼티, UCK파트너스, VIG파트너스, 글랜우드PE, 노틱인베스트먼트, 다올프라이빗에쿼티, 더함파트너스, 데일리파트너스,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스틱인베스트먼트, 신한투자증권, 아이젠PE, 아주IB투자, 웰투시인베스트먼트, 이음프라이빗에쿼티, 큐리어스파트너스, 큐이디에쿼티(옛 노틱캐피탈코리아), 큐캐피탈파트너스,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 하나증권, 한국투자파트너스,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한앤컴퍼니 등이다.
자문사에서는 14곳의 관계자 총 14명이 응답했다. EY한영(회계법인), KB증권, 김앤장(법무법인), 디엘지(법무법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브릿지코드, 삼덕(회계법인), 삼일PwC, 삼정KPMG, 율촌(법무법인), 지평(법무법인), 케이알앤파트너스, 태평양(법무법인), 화우(법무법인) 등이 설문에 응했다.
위 기업명은 가나다 순이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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