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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딜 인사이드] 라이온켐텍 품는 태경그룹, 경영권 프리미엄 '148%' 눈길

Numbers 2025. 1. 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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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딜 인사이드] 라이온켐텍 품는 태경그룹, 경영권 프리미엄 '148%' 눈길

태경그룹이 인조 대리석 전문 업체인 라이온켐텍 바이아웃(경영권 인수)에 나섰다. 그동안 기초소재 위주로 꾸렸던 포트폴리오를 감안하면 투자 영역을 넓혔다. 가용 현금성자산을 모두 투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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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라이온켐텍 홈페이지 캡처


태경그룹이 인조 대리석 전문 업체인 라이온켐텍 바이아웃(경영권 인수)에 나섰다. 그동안 기초소재 위주로 꾸렸던 포트폴리오를 감안하면 투자 영역을 넓혔다. 가용 현금성자산을 모두 투입해 150%에 가까운 프리미엄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행보가 주목된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경그룹은 코스닥 상장사 라이온켐텍을 인수할 예정이다.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태경비케이와 태경케미컬이 박희원 라이온켐텍 회장의 구주를 1297억원에 양수한다. 계약금 50억원은 지난 26일 납입했고 잔금 1247억원은 내년 3월7일에 지급할 계획이다. 납입이 완료되면 태경비케이와 태경케미컬이 각각 34.26%, 21.32%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며, 박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모두 정리된다.

인수자 측은 ‘사업다각화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와 신규사업 진출을 위한 지분 취득’을 인수 목적으로 기재했다. 오너 2세인 김해련 태경그룹 회장이 정식으로 취임한 지 10년이 지나면서 라이온켐텍 인수를 통해 새로운 모멘텀을 만드는 모양새다.

태경그룹은 지난 2014년 김 회장이 2대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꾸준히 기초소재 분야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태경산업과 태경비케이, 태경케미컬 등 3개 상장사와 10개 비상장사를 통해 중질탄산칼슘, 철강소재, 제철, 환경 등 각종 산업용 기초소재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번 라이온켐텍 인수합병(M&A)이 마무리되면 태경그룹은 대리석과 친환경 접착제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게 된다.

눈여겨볼 점은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이다. 태경그룹은 박 회장의 라이온켐텍 주식을 1주당 6500원에 인수할 계획이다. 라이온켐텍의 최근 1개월 평균 종가 2618원과 단순 비교해 148.28% 높은 금액이다. 태경그룹으로선 매도자 측에 두둑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공하는 셈이다.

 


태경그룹이 이 같이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공한 것은 단순히 라이온켐텍의 수익성이나 현금창출력 대비 기업가치 때문 만은 아니다. 인수로 인한 전략적 가치까지 고려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의 가치 평가 여부보다도 인수 이후의 전략적 중요성이나 시장 지배력, 시너지 효과를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라이온켐텍의 기업가치는 이미 높게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3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해당 순이익을 바탕으로 계산한 2618원(1개월 평균 종가) 기준 주당순이익(EPS)은 106원, 주가수익비율(PER)은 25배다. 매각가인 6500원 기준 PER은 61배로 늘어난다. 이미 PER 25배로도 국내 피어그룹(비교기업) 중에선 상당히 높은 축에 속한다.

여기에 라이온켐텍의 올해 3분기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01억원으로 나눈 EV/EBITDA는 약 13배로 추산된다. 태경그룹이 라이온켐텍을 인수하는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한 EV/EBITDA는 이보다 두 배 높은 26배다.


이에 무리한 인수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인수자 측에서 단기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현금을 전부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M&A를 마무리 지으려면 태경비케이와 태경케미컬은 각각 800억원, 498억원씩 활용해야 한다. 그러나 3분기 기준 이들이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은 태경비케이 388억원, 태경케미컬 391억원 정도다. 자체 보유 현금 외에도 차입 등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인수자 측에서 M&A 이후 시너지와 성장 전망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있을 때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할 수 있다”며 “이는 인수자가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