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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유동성 점검] 주인 바뀐 빅텐츠…'실적개선·재무 안정화' 과제 산적

Numbers_ 2025. 1. 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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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유동성 점검] 주인 바뀐 빅텐츠…'실적개선·재무 안정화' 과제 산적

드라마 제작사 캔버스엔(구 빅토리콘텐츠)이 새주인을 맞이하고 상호도 바꿨다. 오랜 실적 부진과 영업현금 창출력 약화 여파로 외부 조달 비중이 커졌고, 이는 재무적 부담으로 이어졌다. 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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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캔버스엔


드라마 제작사 캔버스엔(구 빅토리콘텐츠)이 새주인을 맞이하고 상호도 바꿨다. 오랜 실적 부진과 영업현금 창출력 약화 여파로 외부 조달 비중이 커졌고, 이는 재무적 부담으로 이어졌다. 특히 기존에 발행했던 전환사채(CB) 등 메자닌의 영향으로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리스크까지 커지는 모습이다.

 

지속된 적자…결국 최대주주 변경


캔버스엔은 2022년 패션 기업 에프엔에프(F&F) 품에 안기면서 재무 부담을 해소했지만, 이를 호실적까지 연결시키진 못했다. 이에 몇 년간 손실이 쌓이면서 안정화됐던 재무 구조는 다시 부담이 커졌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캔버스엔의 부채비율은 그동안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2021년 말 부채비율은 791%까지 치솟았지만 이듬해 3월, 에프엔에프의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크게 개선했다. 당시 에프앤에프는 구주인수와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지분율 50.77%를 확보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캔버스엔은 에프엔에프 자금으로 자본을 확충해 부채비율을 107%까지 낮췄고 같은 해 8월 코스넥 시장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상장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캔버스엔은 인수 다음해부터 줄곧 적자를 기록했다. 계속되는 손실 누적으로 결손금 규모도 커졌다. 2022년 말 결손금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21억원을 기록했으나, 이후 증가세로 돌아서며 지난해 말 24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 3분기 말에는 78억원으로 눈에 띄게 늘었다. 반대로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기타유동자산)은 지난해 말 124억6000만원이었으나, 올 3분기 말 44억8000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처럼 재무 부담이 커진 배경에는 지속적인 실적 부진이 있다. 캔버스엔은 2022년 17억원의 영업이익과 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이듬해 다시 적자로 돌아서 5억원의 영업손실과 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6% 감소했다. 올 3분기에도 적자 기조는 이어졌다. 누적 4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손실은 54억원에 이르렀다. 영업현금흐름도 2021년 이후 3년 연속 음수를 기록 중이다.

실적 부진의 여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또다시 최대주주 손바뀜이 일어났다. 올 10월 기존 최대주주 에프앤에프와 조윤정 캔버스엔 대표이사는 보유 주식 전량을 디비투자조합 등 사모펀드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에프엔에프는 주식 134만6969주(지분율 42.83%)를 283억원에, 조윤정 대표는 50만4505주(16.04%)를 106억원에 매각했다. 주당 매각가는 2만1000원이다.

이번 매각을 통해 디비투자조합(16.14%)이 캔버스엔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밖에 티모투자조합1호, 케이에스투자조합, 에스제이투자조합, 제이아이투자조합이 각각 7.95%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코스닥 상장사인 나노 신소재 개발업체 나노캠텍이 같은 날 디비투자조합을 인수하면서 사실상 나노캠텍이 캔버스엔을 지배하는 구조를 형성했다.

 

'CB 상환+오버행' 부담…과제 산적


캔버스엔은 새주인과 함께 새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지만 해소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동안 메자닌 발행에 의존해 외부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에 새주인은 후폭풍을 감내해야 한다. 캔버스엔은 자체적인 현금창출능력 약화로 외부자금의존도를 크게 높였다. 이달에만 운영자금 등의 목적으로 3차례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총 120억원을 조달했다. 특히 3회차 CB 납입대금은 200억원 상당 논현동 사옥 매입대금 일부와 상계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 발행한 CB는 모두 쿠폰금리(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3%의 조건이 설정됐다.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청구기간 도래 시기는 발행 후 12개월부터다. 통상적으로 상장사가 CB를 발행할 때 풋옵션 청구기간이 24개월 후로 정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무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불리한 조건을 감내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캔버스엔의 주가는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31일 종가 2만2750원은 2, 3, 4회차 CB 전환가액을 밑돈다. 주가 약세가 이어질 경우 투자자가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진다. 현금성자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조기상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재무적 압박이 가중될 수 있다.

한편 경영권 매각에 따라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재무적투자자(FI)가 매입한 구주 물량이 42.9% 규모로 전략적투자자(SI)인 디비투자조합 매입 물량보다 많다. 이들은 기준주가를 하회하는 가격에 구주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익실현을 위해 보유 지분을 매도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FI의 구주 물량이 일시에 풀리는 오버행 리스크 우려가 나온다.

강기목 기자 ke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