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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완구 전문기업 손오공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주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49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조달 자금의 65%가량을 빚 갚는데 사용한다. 특히 미상환 전환사채(CB)의 조기상환에 대응하고 금융권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방침이다.
조달 자금의 65%는 '채무 상환'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손오공은 149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 절차를 밟고 있다. 예정 발행가액 879원이며 신주 1700만주를 발행한다. 손오공의 발행주식총수 가운데 50.32%에 해당하는 대규모 물량이다. 유통주식 수가 1.5배 정도 늘어나는 셈이다.
손오공은 조달 자금을 △채무상환자금 96억원 △운영자금 55억원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달 자금의 65%가 빚 갚는 용도로 쓰이는 것이다. 10회차 CB 투자자의 30억원 규모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에 우선적으로 대응하고, 66억원은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계획이다.
손오공은 지난해 1월 재무적투자자(FI)인 룩스투자조합을 상대로 50억원 규모의 10회차 CB를 발행했다. 표면금리 0%에 만기금리 1%로 책정됐기 때문에 CB 투자자는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을 노리고 투자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주가 하락에 따라 전환가액이 2127원에서 1696원으로 하향 조정됐고,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1124원으로 그보다 더 낮은 상태다.
여기에 룩스투자조합은 이미 20억원 규모의 조기상환을 청구해 일부를 돌려받은 상황이다. 이번 유상증자의 성공적인 마무리가 중요한 상황이다. 대표주관사인 SK증권이 잔액인수인으로 나서 자금 조달의 안정성은 확보했지만, 실권주 수수료가 20%이기 때문에 최대한 자본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청약률이 높아야 한다.
청약 완판 의지 담긴 '할인율 25%'
손오공은 자금 확보가 시급한 만큼 신주 발행가액 책정에도 신경을 썼다. 먼저 발행가액 할인율을 25%로 정했다. 통상 코스닥 기업들이 할인율을 10~20%대로 설정하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에게 가격 메리트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발행가액은 일정 기간 동안의 거래대금을 거래량으로 가중평균한 주가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2차례 산출된 금액 중 낮은 금액이 확정 발행가액으로 결정된다. 주가 추이를 기반으로 기준 주가를 산정한 뒤 여기에 할인율을 적용해 최종 발행가액을 정하는 방식이다. 발행가액이 확정되는 시점에서는 주가 흐름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적용되는 할인율에 따라 최종 가격이 달라진다.
손오공의 최대주주 참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대주주는 지분 15.97%를 보유한 에이치투파트너스다. 에이치투파트너스는 재생 플라스틱 전문기업 에이치투의 임성진 회장이 출자한 재무컨설팅 기업이다. 특수관계인은 임 회장의 동생인 임범진 대표로 지분 8.2%를 보유하고 있다.
주주 배정 원칙에 따라 기존 주주들은 보유 주식 1주당 0.5046867737주의 신주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에이치투파트너스는 가장 많은 272만3667주를, 임 대표는 139만7529주를 배정받는다.
최대주주 측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유상증자 배정 물량에 대해 50% 수준으로 청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배정분을 모두 소화하기 위해서는 총 36억원의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50% 물량만 책임지면 투자해야 할 금액이 18억원으로 줄어든다.
배정분의 절반을 포기한다면 최대주주의 지분 희석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50% 물량만 취득할 경우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24.19%에서 20.14%로 4.05%p 낮아진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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