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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모니터] '빚 부담' 손오공, 주주에 'SOS' 요청

Numbers_ 2025. 1. 1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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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모니터] '빚 부담' 손오공, 주주에 'SOS' 요청

어린이 완구 전문기업 손오공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주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49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조달 자금의 65%가량을 빚 갚는데 사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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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손오공 홈페이지 캡처


어린이 완구 전문기업 손오공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주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49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조달 자금의 65%가량을 빚 갚는데 사용한다. 특히 미상환 전환사채(CB)의 조기상환에 대응하고 금융권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방침이다.


조달 자금의 65%는 '채무 상환'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손오공은 149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 절차를 밟고 있다. 예정 발행가액 879원이며 신주 1700만주를 발행한다. 손오공의 발행주식총수 가운데 50.32%에 해당하는 대규모 물량이다. 유통주식 수가 1.5배 정도 늘어나는 셈이다.

손오공은 조달 자금을 △채무상환자금 96억원 △운영자금 55억원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달 자금의 65%가 빚 갚는 용도로 쓰이는 것이다. 10회차 CB 투자자의 30억원 규모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에 우선적으로 대응하고, 66억원은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계획이다.

/사진=증권신고서

 
손오공은 지난해 1월 재무적투자자(FI)인 룩스투자조합을 상대로 50억원 규모의 10회차 CB를 발행했다. 표면금리 0%에 만기금리 1%로 책정됐기 때문에 CB 투자자는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을 노리고 투자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주가 하락에 따라 전환가액이 2127원에서 1696원으로 하향 조정됐고,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1124원으로 그보다 더 낮은 상태다.

여기에 룩스투자조합은 이미 20억원 규모의 조기상환을 청구해 일부를 돌려받은 상황이다. 이번 유상증자의 성공적인 마무리가 중요한 상황이다. 대표주관사인 SK증권이 잔액인수인으로 나서 자금 조달의 안정성은 확보했지만, 실권주 수수료가 20%이기 때문에 최대한 자본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청약률이 높아야 한다.

 

청약 완판 의지 담긴 '할인율 25%'


손오공은 자금 확보가 시급한 만큼 신주 발행가액 책정에도 신경을 썼다. 먼저 발행가액 할인율을 25%로 정했다. 통상 코스닥 기업들이 할인율을 10~20%대로 설정하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에게 가격 메리트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발행가액은 일정 기간 동안의 거래대금을 거래량으로 가중평균한 주가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2차례 산출된 금액 중 낮은 금액이 확정 발행가액으로 결정된다. 주가 추이를 기반으로 기준 주가를 산정한 뒤 여기에 할인율을 적용해 최종 발행가액을 정하는 방식이다. 발행가액이 확정되는 시점에서는 주가 흐름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적용되는 할인율에 따라 최종 가격이 달라진다.

/사진=증권신고서

 
손오공의 최대주주 참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대주주는 지분 15.97%를 보유한 에이치투파트너스다. 에이치투파트너스는 재생 플라스틱 전문기업 에이치투의 임성진 회장이 출자한 재무컨설팅 기업이다. 특수관계인은 임 회장의 동생인 임범진 대표로 지분 8.2%를 보유하고 있다.

주주 배정 원칙에 따라 기존 주주들은 보유 주식 1주당 0.5046867737주의 신주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에이치투파트너스는 가장 많은 272만3667주를, 임 대표는 139만7529주를 배정받는다.

최대주주 측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유상증자 배정 물량에 대해 50% 수준으로 청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배정분을 모두 소화하기 위해서는 총 36억원의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50% 물량만 책임지면 투자해야 할 금액이 18억원으로 줄어든다.

배정분의 절반을 포기한다면 최대주주의 지분 희석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50% 물량만 취득할 경우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24.19%에서 20.14%로 4.05%p 낮아진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